단열 장전/단열 급탄(위)와 복렬 장전/단열 급탄(아래).
단열 장전/단열 급탄(위)와 복렬 장전/단열 급탄(아래).
복렬 장전/단열 급탄과 복렬 장전/복렬 급탄(우) 의 차이. 맨 위에 탄이 한 발만 올라오냐 두 발이 올라오냐의 차이로 보면 된다.
복렬 장전/단열 급탄과 복렬 장전/복렬 급탄(우) 의 차이. 맨 위에 탄이 한 발만 올라오냐 두 발이 올라오냐의 차이로 보면 된다.

 

상자형(박스) 탄창에 탄을 넣고, 거기 들어간 탄을 약실로 보내는 방식은 탄창의 종류를 나누는 나름 중요한 요소가 된다.

(주: 상자형 탄창이라고 진짜 상자 모양만이라는건 아니다. MP5용 커브 탄창도 우지용 막대 탄창도 M16용 30연발 탄창도 20연발 탄창도 AK용 30연발 탄창도 휘었건 곧건 뭉툭하건 다 상자형 탄창의 범주에 들어간다)

일단 탄이 탄창 안에 어떻게 들어가냐로 나눈다. 크게 단열 장전/복렬 장전(Single stack/double stack, 혹은 single column/double column)으로 나뉜다. 간단하게 말해 한 줄만 들어가냐, 두 줄 들어가냐의 차이다. 여기까지는 쉽다.

그 다음이 탄창 맨 위의 탄이 공급되는 방식이다. 여기서 단열 급탄/복렬 급탄(single feed/double feed)로 나뉜다. 단열 장전이면 그냥 단열 급탄이 되니 고민할게 없지만, 복렬 장전이면 둘 중 하나를 선택해 설계에 반영해야 한다.

이론적으로 가장 편한건 복렬 장전/복렬 급탄이다. 복렬 급탄은 탄창 맨 위에 두 발이 노출되고, 이 두 발이 좌우 번갈아서 한 발씩 급탄되는 방식이다.

복렬 급탄은 장점이 많다. 일단 탄이 그냥 순서대로 올라만 가면 되므로 급탄 불량이 적다. 게다가 탄창에 탄 넣기도 쉽다. 탄을 그냥 위에서 눌러넣기만 하면 되므로 클립을 이용해 짧은 시간에 넣기도 편하고 한 발씩 넣기도 쉬우며 작업도 빠르다. 따라서 대부분의 SMG/라이플 탄창은 복렬 장전이면 복렬 급탄이다.

계란썸... 아니 개런드썸의 2014년 비디오. AR용 벗겨내기식 클립으로 탄창에 탄 채우는 방법을 보여준다. 복렬 급탄식 탄창은 탄 채우기가 쉽고 빠르다.

 

그런데 여기서 얼핏 이해가 안 가는게 복렬 장전/단열 급탄이다. 탄창 안에는 두 줄이 들어가는데, 굳이 맨 위에 한 발만 올라오게 한 것이다. 주둥이 쪽으로 갈수록 탄창 폭이 좁아지면서 맨 위는 딱 한발 만큼만 올라오게 줄어드는 것인데, 이게 문제다.

먼저 작동불량의 가능성이 생긴다. 당장 넓은 길이 좁아지면 교통에서도 병목현상이 생긴다. 탄창도 마찬가지다. 탄창 설계에 문제가 있거나 품질관리에 문제가 있으면 급탄불량 나기 쉽다. 품질관리에 문제가 없어도 먼지나 흙등의 이물질이 들어가면 복렬 급탄보다는 문제가 생기기 쉽다. 또 탄창 디자인이 상대적으로 복잡해지면서 생산성과 단가에도 약간이지만 영향이 있다.

탄창에 탄 넣기도 문제다. 단열 급탄식이면 맨 위 탄을 일단 아래로 눌러 빈 공간을 만들고 그 공간에 새 실탄을 앞에서 뒤로 밀어넣어야 한다(특히 복렬 장전/단열 급탄의 경우 맨 윗부분에서 생기는 마찰을 물리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탄창 스프링이 센 경우가 많다). 이걸 그냥 손으로 하면 오래지 않아 손가락이 엄청 아파질 것이고, 도구를 써도 꽤 시간이 걸린다. 솔직히 어떤 도구를 써도 단열 급탄/복렬 장전식 탄창은 급탄/장전 모두 복렬인 탄창보다 탄 채우는데 시간이 오래 걸리고 힘도 더 든다.

복렬 장전/단열 급탄 방식인 스텐 탄창에 탄 채우는 모습. 전용 도구를 이용하는데도 위의 AR탄창하고는 차원이 다르게 시간이 걸린다. 그나마 이런 도구라도 없으면 손가락 아파서 힘들다.

 

그렇다면 복렬 장전식 탄창은 무조건 복렬 급탄으로만 만들면 되지 않나? 싶지만 그게 또 간단하지 않다.

복렬 급탄이 되면 그만큼 탄창 위가 넓어지고, 총의 다른 부분도 그만큼 넓어져야 한다. 노리쇠/슬라이드의 아랫부분과 약실에서 탄창 사이를 이어주는 급탄 램프도 탄창 좌우에서 탄이 교차로 들어가게끔 디자인을 해 줘야 하기 때문이다.

SMG나 라이플처럼 처음부터 부피에 여유가 있는 종류의 총이라면 이건 별 문제가 아니다. 하지만 폭과 부피의 제약이 제법 있는 권총에서는 이야기가 다르다. SMG나 라이플의 경우 대부분이 장전/급탄 모두 복렬인 반면 권총은 대부분이 복렬 장전이라도 단열 급탄인 것은 다 이유가 있다. 간단하게 말해, 글록이 만약 복렬 급탄이었으면 그러잖아도 굵어뵈는 글록의 슬라이드가 지금보다 더 굵어졌을걸?

물론 예외라는건 다 있다. 권총중에도 슈타이어 GB나 슈테츠킨 APS처럼 급탄까지 복렬인 경우가 간혹 있다. 그리고 SMG에도 예외가 있다. MP40, 스텐, 그리스건이 대표적인 사례다. 왜 이 셋은 복렬 장전/단열 급탄식 탄창을 굳이 채택했을까.

스텐에 이 방식이 채택된걸 두고 또 영국맛이네… 하겠지만, 이건 독일이 잘못한(?)거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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