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군이 인증샷을 올린 VKS저격총
우크라이나군이 인증샷을 올린 VKS저격총
VKS 저격총 (위키피디아)
VKS 저격총 (위키피디아)

우크라이나군이 최근 희귀한 러시아제 저격총을 노획한 뒤 늘 그렇듯 SNS상에 자랑질(?)을 했다. 바로 VKS이다.

이 총은 .50구경(12.7mm) 저격총이지만, 우리가 잘 아는 .50구경(12.7x99mm나 12.7x107mm)이 아니다. 이 총 및 ShAK-12로 불리는 불펍식 돌격소총을 위해 특별히 개발된 12.7x55mm라는 특수한 탄약을 사용한다. 탄피 길이가 훨씬 짧은데서 짐작할 수 있듯, 이 탄은 구경은 매우 크지만 탄피는 짧은 편이라 중기관총용으로 개발된 기존의 .50구경 탄약들보다는 위력과 반동이 많이 낮다. 덕분에 총 무게도 6kg(돌격소총)/7kg(저격총)으로 .50구경이라는 구경을 감안하면 가벼운 편이다.

ShAK-12 소총 (위키피디아)
ShAK-12 소총 (위키피디아)

이 총과 탄들이 개발된 이유는 무엇일까. 바로 소음기와 함께 사용할 때 '낮은 소리와 높은 위력'을 동시에 얻고자 한 것이다.

소음기는 서브소닉탄, 즉 탄속이 음속보다 낮은 탄과 함께 써야 효과가 극대화된다. 하지만 탄속이 음속보다 낮아지면 당연히 운동에너지가 떨어져 사거리와 위력 모두 줄어든다. 러시아는 이 문제를 최대한 피하기 위해 탄두중량을 상당히 키운 9x39mm탄을 개발해 운용하고 있지만, 탄두중량을 꽤 키웠다는 9x39mm탄도 총구 에너지는 677~754J정도에 불과하다. AK74용 5.45mm탄이 1,400J대의 에너지를 가지는 것과 비교하면 상당히 약한 것을 금방 알 수 있다.

이처럼 소음총기는 소리가 작으면 위력과 관통력의 제약이 발생하며, 특히 관통력이 요구되는 시가전에서 이게 문제가 되었다. 그래서 2000년대 초반에 개발된 것이 12.7x55mm탄약과 VKS/ShAK-12의 콤비다.

VKS용 12.7x55mm 탄약들. 저격용의 STs-130PT, 저격용이며 황동 단일탄두로 만들어진 STs-130PT2, 마지막으로 철갑탄인 STs-130VPS. (위키피디아)
VKS용 12.7x55mm 탄약들. 저격용의 STs-130PT, 저격용이며 황동 단일탄두로 만들어진 STs-130PT2, 마지막으로 철갑탄인 STs-130VPS. (위키피디아)

12.7x55mm탄(러시아쪽 명칭은 STs-130)은 .338라푸아 매그넘의 탄피를 자른 다음 특수제작된 12.7mm 탄두를 끼운 방식의 탄약으로, 운동에너지가 2,500~3,300J에 달하면서도 탄속이 음속을 넘지 않기 때문에 위력과 소음효과라는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았다고 할 수 있다(탄두 중량이 59~76g사이다- 탄두 하나가 5.56mm탄 대여섯발 무게다!). 물론 기존의 .50구경에 비하면 한참 약하지만, 7.62x51mm의 보통탄에 근접하는 위력을 효과적인 소음총기에서 구현할 수 있다는 것은 분명 무시 못할 이점일 것이다.

관통력도 높아 철갑탄 버전은 100미터에서도 16mm 강판이나 NIJ III등급 방탄판(7.62x51mm 보통탄 방어 가능)을 관통할 수 있다. 또 사거리도 소음총기치고는 제법 높아서 VKS는 600m, ShAK-12는 약 300m의 유효사거리를 가지고 있다고 발표되었다. 이 사거리는 위력도 위력이지만 탄두가 공기역학적으로 탄도성능에 최적화된 형태라(쉽게 말해 구경대비 길이가 잘 설정된) 가능한 것이다.

다만 이 탄과 총 모두 러시아군에서는 아주 한정된 특수부대들만 사용한다. 애당초 개발 자체가 FSB(KGB의 후예)의 요구로 이뤄졌으며 지금도 FSB소속의 특수부대 외에 러시아 내에서 사용하는 곳이 있는지 불분명하다. 그런데 우크라이나군에게 노획되었으니, 그 사연은 어찌됐든 FSB는 상당히 쪽팔릴(?)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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