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DL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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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월에 제너럴 다이나믹스 지상체계부문(GDLS)이 티저를 날리던(영화냐…) ‘차세대 에이브럼스’의 보다 구체적인 CG가 공개됐다.

에이브럼스 X로 명명된 이 신형 체계는 10월 10일에 개최될 미 육군협회 연례총회에 실물이 전시될 예정이라고 하는데, 이것이 M1A3라고 호들갑을 떠는 매체도 있지만 엄밀하게 따지면 이것은 ‘기술실증차량’, 즉 어느 정도의 기술을 전차에 적용할 수 있는지 보여주는 시제품이지 진짜 이대로 생산되고 배치될 물건은 아니다. 에이브럼스와 달라진 부분이 너무 많고 특히 포탑은 그냥 새로 만든게 뻔히 보이지만, 기술 실증차량인 만큼 그 정도의 변화는 자연스럽다고 생각해야 한다. 어차피 이대로 양산될 물건은 아니니까….

하지만 여기서 적용된 기술과 체계들이 현재 진행중인 차세대 에이브럼스 개량, 즉 M1A2 SEP(V)4 에도 적용될 가능성들이 높은 만큼 예의주시해야 할 차량임에는 틀림없다.

일단 공개된 CG와 GDLS측이 현재까지 공개한 정보로 판단해 보면 몇 가지가 분명히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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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체에 해치가 셋 보인다. 짐작으로는 이 중 한 명만 타도 어떻게든 교전까지 가능할지도? (GDLS)
차체에 해치가 셋 보인다. 짐작으로는 이 중 한 명만 타도 어떻게든 교전까지 가능할지도? (GDLS)

 

1. 포탑은 무인화.

포탑은 T-14 아르마타처럼 무인포탑이다. 승무원은 3명으로 추정되며, 실제로 차체에 3명 자리와 해치가 보인다.

그런데 흥미로운 부분이 있다. 포탑 위에 보이는 조준경 2개, 즉 전차장용 및 포수용이 같다. 즉 포수와 전차장 모두 주포 조준과 360도 주변 감시를 같이 할 수 있다. 어쩌면 승무원이 두 명만 있어도 전투가 가능한 체계가 아닐까. 만약 조종수까지 포탑 조종과 조준경 영상을 공유하도록 콘솔을 짠다면 단 한 명으로도 어떻게든 교전이 가능할지도 모른다- 물론 세 명일 때에 비하면 상황인식및 대응 순발력등이 여러모로 떨어지겠지만, 어쨌든 혼자서 조종하다 멈춰서 주변 보고 표적 보이면 포탑 돌려서 포 쏘고… 하는게 “아쉬운대로 가능”은 하다는 이야기다(여러분 우리는 람보 3이 현실이 되는걸 보는지도 모릅니다…).

람보 3 이야기가 왜 나오는지 어리둥절한 분들은 보시길

 

 

2. MUM-T능력 강화.

무인전투체계와의 연계능력을 높여서 MUM-T능력을 강화하고 블라블라… 이건 너무 흔한 레파토리라 자세한 설명 생략. 이젠 드론하고 안 얽으면 못 살아남는(전장에서건, 예산 싸움에서건) 세상 아닙니까 여러분.

 

포수조준경과 전차장조준경이 똑같다. 포탑 가운데에 있는 RWS는 어지간한 장갑차 주무장으로 써도 이상하지 않은 레벨의 큼직한 놈. (GDLS)
포수조준경과 전차장조준경이 똑같다. 포탑 가운데에 있는 RWS는 어지간한 장갑차 주무장으로 써도 이상하지 않은 레벨의 큼직한 놈. (GDLS)

3. 방어능력 강화.

방어는 능동방어로 트로피부터 깔고 시작한다. 그런데 주목할 부분이 또 있다. 포탑 위에 달린 RWS다.

올해 유로사토리에 공개된 프랑스-독일 합작의 EMBT도 그렇지만, 이것도 포탑 위에 그냥 기관총 달린 RWS정도가 아니라 7.62mm 기관총과 30mm 기관포를 같이 단, 장갑차 주무장에 근접하는 큼직한 RWS가 달려있다. 30mm라고 해도 비교적 컴팩트한 체인건(아파치에 달린 것과 유사한 30x113mm)이지만 기존의 기관총급과는 차원이 다르다.

이걸 달아놓은 것은 시사하는 바가 좀 있다. 일단 보병이나 경장갑차량, 방어진지등 전선에서 전차보다 자주 만날 표적들에 대해 주포 쏠 일을 크게 줄였다. 게다가 30mm 체인건이면 지능형 공중폭발탄과 연계해서 대 드론 방어수단으로도 나름 위력을 발휘할지도 모른다. 다만 아무리 그대로 전차의 보조무장치고는 좀 ‘오버’라는 느낌도 들기는 하는데, 뭐 기술실증 차량이니 “뭘 좋아하실지 몰라서 일단 다 달아봤어요 에헷”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XM360및 개량형으로 계획된 XM360E1. (US ARMY)
XM360및 개량형으로 계획된 XM360E1. (US ARMY)

4. 주포는 120mm.

주포는 120mm로 구경은 안 바뀌었다. 하지만 포는 M1A2에 쓰인 M256계열이 아니라 원래 미국이 2000~2010년대에 개발하다 취소한 차기 전투차량인 MCS(Mounted Combat System)용으로 개발한 XM360 주포로 바뀌었다. 

XM360은 M256보다 952kg더 가벼우면서도 위력은 M256과 동일하다. 같은 탄약을 같은 탄속으로 쏠 수 있기 때문이다(포신 길이도 같은 44구경장). 게다가 약실압력은 더 높게 설정되어 있어 추가적인 개량 여유가 더 높다. 미군은 M1A2의 개량에 이 포를 넣을 생각을 하고 있는데, 일단 GDLS는 에이브럼스 X에 이걸 넣어봤다. 

GLDS가 이걸 쓴 이유는 그냥 새거라 그런게 아니다. 일단 기본 설계 자체가 자동장전장치와의 연결을 가정했기 때문이기도 하고, 또 처음부터 지능형 포탄 사용을 염두에 두고 신관에 대한 데이터 입력기능을 포함시켰기 때문이다. 

이걸 보면 미군은 차세대 전차 주포는 구경과 구경장을 늘리는 것 보다는 탄약의 개량 여유를 더 두는데 초점을 맞춘게 아닐까 싶다.

 

5. 하이브리드!

에이브럼스X는 최신의 하이브리드 추진체계를 도입했다고 전해진다. 이게 하이브리드 자동차처럼 엔진에 의한 직접구동과 전기추진 두 가지가 섞인건지, 아니면 디젤전기식 기관차(요즘 흔히 말하는 디젤 기관차의 대부분은 이것) 처럼 엔진은 발전기만 돌리고 구동은 모터로만 하는지는 아직 모르겠지만 어쨌든 엔진과 모터가 같이 들어가는 하이브리드 방식임은 틀림없다.

커민스 ACE (Cummins)
커민스 ACE (Cummins)

 

들어가는 엔진은 커민스가 새로 개발한 발전형 전투용 엔진(ACE)이다. 이것은 3실린더, 4실린더, 6실린더의 세 버전으로 나뉘며 각각 750, 1,000, 1,500마력의 출력이 나온다- 겨우 6기통에 1,500마력! 한마디로 컴팩트하면서도 강력한 엔진인데, 연비는 기존 동일출력 엔진 대비 13%, 체적대비 출력은 50% 향상되었다고 한다. GDLS측은 하이브리드 주행체계 적용 덕분에 전차 자체의 종합적인 연비는 50%나 향상되었다고 주장하는 중이다.

하여간 하이브리드 체계가 된 것은 여러가지 의미가 있다. 미 육군도 전기동력으로의 전환을 진지하게 고민중인데다(거기에 더해 연료 소모 감소+CO2 배출감소), 전차 자체도 전력소모량이 크게 늘어났기 때문이다. 실제로 GDLS측은 하이브리드 체계 도입으로 늘어난 전력 비축량 덕분에 장시간 전투태세를 유지한 채(=전자기기를 켜놓은 채) 대기할 수 있는데다 필요하면 단거리는 엔진을 끄고 전기로만 정숙주행해 은밀성을 확보하는 것도 가능하다고 한다.

 

이대로는 안 나오겠지만

앞서 언급한대로 에이브럼스 X는 ‘뭘 할 수 있는지 보여주는’ 물건이지 ‘이렇게 군대에 납품하는’ 물건은 아니다. 하지만 앞으로의 전차 개발이 어떻게 진행될지에 대한 바로미터는 될 수 있다. 올해 6월에 공개된 독일의 KF-51이나 독일-프랑스 합작의 EMBT와 마찬가지인 셈이다. 아직 실물이 공개된 상황은 아니지만, 하여간 공개된 지금까지의 이미지와 정보로 추론해 본 내용은 대강 이렇다고 보시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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