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31을 발사하는 HIMARS (위키피디아)
M31을 발사하는 HIMARS (위키피디아)

 

최근 우크라이나에서 하이마트… 아니 하이마스(HIMARS)가 기승을 부리고… 아니 활약하고 있다.

사실 진짜 활약하는 것은 하이마스 그 자체보다 거기서 쏘는 M31A1 로켓이다. ‘유도 로켓’이라고 부르지만 어떻게 보면 단거리 탄도미사일이라고 분류해도 어폐는 없는 물건이다. 거의 90km의 사거리를 가지는 로켓이 무려 5m오차로 목표에 명중하니 무시무시할 수 밖에 없다(오죽하면 미군에서 이것의 별명이 ‘군단장의 저격총’일까…). 탄두가 무려 90kg짜리인 만큼 이게 5m이내에 맞으면 정말 대부분의 표적은 ‘뼈도 못 추릴’ 상황이고, 탄약고 정도면 뭐 더 설명이 必要韓紙?

근데 일부에서는 러시아가 GPS재밍을 걸면 M31A1의 능력이 크게 떨어질 것이라고 우려(혹은 기대?)하고 있다. 러시아는 실제로 GPS 재밍에 많은 투자를 해 온 나라이고, 모르기는 해도 이번 전쟁에서도 필요에 따라 전자전의 일환으로 GPS재밍을 어느 정도는 실시하고 있을 것이다.

M31A1은 GPS로 유도되는 무기다. 따라서 GPS재밍때문에 GPS신호를 못 받게 되면 순식간에 무유도 로켓으로 전락한다. 그러면 사거리가 90km건 9만 km건 아무 의미도 없다. 오차가 5m가 아니라 그보다 압도적으로 낮은 수준으로 떨어질테니 말이다. 그러면 그 동안 성인 반열에 오르던 하이마스는 그저 평범… 아니, 어찌 보면 가성비 크게 떨어지는 다련장 로켓으로 전락하는 것 아닐까?

러시아 탄약고를 파괴하기 위해 발사되는 우크라이나군의 하이마스. GPS재밍이 되면 이 짓도 못하는거 아닐까?
러시아 탄약고를 파괴하기 위해 발사되는 우크라이나군의 하이마스. GPS재밍이 되면 이 짓도 못하는거 아닐까?

 

이런 걱정 붙들어 매시길. JDAM도 그렇고 미국의 GPS사용 유도무기들은 설령 GPS를 못쓰게 되더라도 무용지물이 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미국도 바보는 아니라 재밍이나 기상 상황등에 따라 GPS를 못 쓸 상황은 얼마든지 미리 생각했던 것이다.

M31A1에는 관성유도 기능이 추가되어 있다. GPS가 메인으로 쓰이기는 하지만, GPS를 쓰지 못할 때에는 관성유도로 곧바로 전환한다. 관성유도는 물론 GPS에 비하면 정확도가 떨어지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그래도 충분히 상대에게 위협적인 정확도는 나온다.

어느 정도가 나올까. 미군의 요구조건은 0.6밀 이하의 CEP(공산오차)이다. 이것을 거리에 따라 비교하면 대략 이 정도다.

사거리 30km: 18m

사거리 45km: 27m

사거리 84km: 50m

즉 84km에서 50m 반지름의 원 안에 들어갈 확률이 50%라는 이야기다. 5m에 비하면 정확도가 크게 낮아졌다는 사실은 부인할 수 없지만, 그래도 90kg짜리 묵직한 탄두가 제공할 살상반경 감안하면 이 정도라도 한 발 떨어지면 원하는 목표에 무시못할 피해가 갈 확률은 상당하다. 게다가 주로 우크라이나군이 노리는 표적이 탄약고인 점을 감안하면 이 정도로도 ‘탄약고 뚜껑을 따는’ 정도는 문제 없을테고, 애당초 우크라이나군이 HIMARS도입 전에 원거리 타격용으로 쓰던 토취카-U 단거리 탄도미사일의 CEP가 90~100m정도였던 것을 감안하면 우크라이나 입장에서는 GPS를 못 쓰는 상황에서조차 ‘현저히 개선된’셈이다.

간단하게 말해서, GPS재밍이 되는 상황이라도 HIMARS가 ‘멍텅구리 로켓 발사대’가 될 일은 없다고 보시면 된다. 원래대로의 정확도는 안 나오더라도 여전히 무시 못할 무기임에는 틀림없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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