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니다. 독일이 먼저 했다. (요즘도 한다)

중일전쟁 당시 MP18과 SIG 210으로 무장한 중국군인들. 
중일전쟁 당시 MP18과 SIG 210으로 무장한 중국군인들. 

얼마 전 모 밀덕 커뮤니티에서 '탄창이 옆으로 급탄되는 괴랄한 센스는 영길리들 밖에 생각하지 못하는 것'이라는 글이 올라왔었다. 아마도 STEN 기관단총이나 Sterling 기관단총을 두고 한 말인 듯 싶은데 이건 사실이 아니다.   

MP18을 소폭 개량한 MP28. 바이마르 공화국 시절에는 경찰용으로, 그리고 나치스 독일에선 초반기에 국방군의 제식 SMG로 사용되었다. 
MP18을 소폭 개량한 MP28. 바이마르 공화국 시절에는 경찰용으로, 그리고 나치스 독일에선 초반기에 국방군의 제식 SMG로 사용되었다. 

STEN이나 Sterling이 워낙 유명하다보니 그런 오해를 할 수도 있긴 한데, 사실 측면 급탄 방식은 생각보다 오래 되었고 그 원류를 따지자면 오스트리아-헝가리 제국 시절로 거슬러 올라갈 정도. 물론 나름 실용적인 군용 총기의 이야기로 가자면 아무래도 MP18 Bergmann이 원조라고 할 수 있겠다. 

MP34는 생산단가가 높아서 Waffen SS와 경찰에서 제한적으로 사용되었지만 전후 포르투갈로 대량 수출되어 살라자르 독재 치하에서 꽤 오랫동안 운용되었다. 
MP34는 생산단가가 높아서 Waffen SS와 경찰에서 제한적으로 사용되었지만 전후 포르투갈로 대량 수출되어 살라자르 독재 치하에서 꽤 오랫동안 운용되었다. 

MP18은 1915년에 독일 슈판다우에 위치한 Theodor Bergmann Abteilung Waffenbau에서 개발이 시작되어 1917년에 최종적인 디자인이 완성되고 1918년에 전선에 배치가 시작된 기관단총이다. MP18은 루거 P08이나 마우저 C96의 자동발사 버전들이 생각보다 쓸모 없었다는 판단 하에 개발이 시작된 총기이기도 하다.  

Heinrich Vollmer의 초기작 중에 하나인 EMP(Erma Maschinenpistole). 이 역시 MP18의 진화형이자, 독일 SMG 중에선 가장 마지막에 나온 측면 급탄식 SMG였다. 
Heinrich Vollmer의 초기작 중에 하나인 EMP(Erma Maschinenpistole). 이 역시 MP18의 진화형이자, 독일 SMG 중에선 가장 마지막에 나온 측면 급탄식 SMG였다. 

최초로 전선에 배치된 기관단총은 아니다. 몇 주 앞서 이탈리아의 베레타 MAB18(Moschetto Automatico Beretta Modello 1918)이 전선에 배치되었기 때문. 다만 베레타 MAB18은 탄창을 상부 리시버 위에 장착하는 형태였기에, MP18과는 구조적으로 조금 다르고, 그래서 측면 급탄 방식의 실용적 군용 SMG는 MP18이 최초라고 볼 수 있다. 

공수부대를 위해 개발된 Fallschirmjägergewehr 42. 이건 후기형인 Ausf. G. FG42도 측면 급탄식 소총이다. 
공수부대를 위해 개발된 Fallschirmjägergewehr 42. 이건 후기형인 Ausf. G. FG42도 측면 급탄식 소총이다. 

주로 총기의 좌측면에 탄창 삽입구를 마련한 이유는 사실 간단하다. 탄창이 위에서 아래로 장착되는 총기들의 대부분은 시야를 가리기 때문에 기계식 조준기의 위치를 잡기 애매했고, 당시 기준에서는 포복을 한 상태에서 탄창이 아래쪽에 위치하고 있으면 총기의 조준이 힘들거라는 판단이 대세였기 때문이다. 

,MP28을 베낀 것에 불과한 영국의 Lanchester SMG. STEN에 비하면 적은 수가 생산되었지만 나름 1970년대까지 현역으로 주로 영국 공군에서 운용했다. 
,MP28을 베낀 것에 불과한 영국의 Lanchester SMG. STEN에 비하면 적은 수가 생산되었지만 나름 1970년대까지 현역으로 주로 영국 공군에서 운용했다. 

​​​​​​​기술적인 측면도 있었다. 탄창을 하부에서 상부로 장착할 경우, 탄창의 무게를 받쳐 줄만한 탄창 멈치 기술이 부족했다. 1916년에 개발된 러시아의 표도로프 자동소총이나 악명 높은 Fusil Mitrailleur Modele 1915 CSRG 같은 총기들은 탄창이 걸핏하면 빠지기 일수였고, 그래서 이 당시에 개발된 많은 총기들 중 나름 장탄수가 많으면서 야전에서의 전투 + 참호 내에서의 전투를 상정한 소형의 자동화기들은 어쩔 수 없이 탄창을 측면, 혹은 상부에 장착하는 경우가 많았다. 

STEN의 최종진화형인 Mark V.. STEN은 Reginald V. Shepherd와 Harold Turpin의 이니셜과 Enfield를 따와서 명명된 명칭이다. 급조된 총기로 그 역사를 시작했지만 Mk III 이후부터는 총기의 성능도 훌륭했고 Mark V는 명품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의 내구성과 성능을 자랑했다. 
STEN의 최종진화형인 Mark V.. STEN은 Reginald V. Shepherd와 Harold Turpin의 이니셜과 Enfield를 따와서 명명된 명칭이다. 급조된 총기로 그 역사를 시작했지만 Mk III 이후부터는 총기의 성능도 훌륭했고 Mark V는 명품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의 내구성과 성능을 자랑했다. 

 ​​​​​​때문에 탄창을 측면에서 장착한다는 것은, 사격 시에 총기의 무게 중심이 한 쪽으로 크게 쏠린다는 단점과, 장애물에 쉽게 걸린다는 단점도 있었지만, 그래도 한동안 이런 형태의 총기는 주로 SMG 쪽에선 대세였다. 

측면 급탄식 SMG의 끝판왕이자 사실상 마지막에 해당하는 Sterling SMG. 영국군의 경우에는 걸프전 당시에도 상당수를 운용했다. 
측면 급탄식 SMG의 끝판왕이자 사실상 마지막에 해당하는 Sterling SMG. 영국군의 경우에는 걸프전 당시에도 상당수를 운용했다. 

독일만 측면 급탄 방식의 총기를 만든 건 아니다. 2차대전 당시에는 수 많은 S측면 급탄 방식의 총기들이 연합군, 추축군 양 사이드에서 운용되었다. SMG만 존재하는게 아니라 소총이나 경기관총들도 다수 존재한다. STEN도 그렇고, OWEN 기관단총이 등장하기 이전에 ANZAC들이 주로 사용했던 AUSTEN도 그렇고, MP28을 대놓고 베낀 Lanchester SMG도 그렇고 스위스 SIG가 개발했던 210 기관단총도, 체코슬로바키아가 개발했던 ZK-383도 측면 급탄 방식의 탄창을 사용했다.

그러고보니 FG42도 측면 급탄방식이군. 

측면급탄 방식은 독일이나 영국만 개발한 게 아니다. 미국도 시도를 했었다. 사진은 1941년형 Johnson Machine Gun.은 생산 수에 있어서는 1만정 정도로 대량생산된 총기는 아니지만 2차대전 당시에 미군이 운용한 경기관총 중에 하나다. 
측면급탄 방식은 독일이나 영국만 개발한 게 아니다. 미국도 시도를 했었다. 사진은 1941년형 Johnson Machine Gun.은 생산 수에 있어서는 1만정 정도로 대량생산된 총기는 아니지만 2차대전 당시에 미군이 운용한 경기관총 중에 하나다. 

측면 급탄 방식을 사용한 기관총 중에는 대표적으로 Melvin Maynard Johnson Jr가 설계한 M1941 Johnson Light Machine Gun이 있다. 제식 채용이 되진 않았지만 그래도 1만여 정 정도가 미군에 의해 운용되었고 전후에는 주로 동남아시아나 중남미 등, 미국이 개입한 분쟁지역의 친미 게릴라들이나 지원 세력들에 공여되어 1980년대 초반까지 운용되기도 했다.  

이스라엘이 초기에 운용했던 DROR 경기관총. Dror 또한 측면 급탄 방식의 총기였는데, 사실상 Johnson M1941의 카피였다. 
이스라엘이 초기에 운용했던 DROR 경기관총. Dror 또한 측면 급탄 방식의 총기였는데, 사실상 Johnson M1941의 카피였다. 

M1941 Johnson Light Machine Gun을 노골적으로 베낀 이스라엘의 Dror 경기관총 또한 이스라엘이 자체적으로 무기를 생산하거나 혹은 FN 에르스탈의 MAG을 운용하기 이전까지 주력 경기관총으로 운용된 바 있다. 이 역시 측면 급탄 방식의 탄창을 사용했다. 

일반적으로 탄창을 왼쪽으로 삽입하는 형태의 총기가 아닌, 오른쪽에서 삽입하는 형태의 MP35도 있었다. 
일반적으로 탄창을 왼쪽으로 삽입하는 형태의 총기가 아닌, 오른쪽에서 삽입하는 형태의 MP35도 있었다. 

MP35처럼 측면 급탄 방식인데 탄창이 왼편이 아니라 오른편에 장착되는 형태의 모델도 존재했다. 단, MP35의 탄창이 왜 오른편으로 삽입되는지에 대한 이유는.. '설계한 자'만 아는거라.. 정확한 이유는 밝혀진 적이 없다. 여하튼 뭐 그렇다는 이야기다. 

일본의 100식 기관단총. 생산량이 많지 않은데다가 성능도 그리 좋은 편은 아니지만 이 또한 MP-18의 영햐향을 강하게 받은 측면 급탄식 기관단총이다. 
일본의 100식 기관단총. 생산량이 많지 않은데다가 성능도 그리 좋은 편은 아니지만 이 또한 MP-18의 영햐향을 강하게 받은 측면 급탄식 기관단총이다. 

일본이 대전기에 개발한 100식 기관단총도 측면 급탄방식을 사용한 기관단총이었다. 100식의 경우에는 생산량이 적고 출현 시기도 2차대전 당시의 참전국들에 비해 상당히 늦게 나온데다가 현재 온전히 남아있는 개체도 드물긴 하지만 MP18의 영향을 강하게 받은 총기 중에 하나였다.  

1960년대에 개발되었다가 취소된 TRW의 Low Maintenance Rifle. 군용 소총으로는 거의 마지막으로 개발된 측면 급탄 방식의 총기였다. 
1960년대에 개발되었다가 취소된 TRW의 Low Maintenance Rifle. 군용 소총으로는 거의 마지막으로 개발된 측면 급탄 방식의 총기였다. 

2차대전 이후부터는 총기 설계 및 생산 기술이 향상되었을 뿐 아니라 보병 전술이 크게 변화되고 특히 사격 시의 무게 중심이 한 쪽으로 쏠리는 단점이 많은 측면 급탄 방식의 탄창을 가진 총기들은 Sterling 기관단총을 제외하면 거의 전무하다시피 하게 되지만, 그래도 몇 가지 시도들이 없었던 건 아니다. 대표적으로 이스라엘이 개발한 Dror 경기관총이나, TRW(Thompson Ramo Wooldridge)의 LMR(Low Maintenance Rifle)등을 꼽을 수 있겠다. 

독일 VOERE Präzisionstechnik GmbH사의 측면 급탄 방식 볼트 액션 소총. 군경 시장에선 더 이상 보기 힘든 측면 급탄 방식이지만 민수시장에서는 간간히 이런 형태의 틈새시장 공략용 제품이 나오곤 한다. 
독일 VOERE Präzisionstechnik GmbH사의 측면 급탄 방식 볼트 액션 소총. 군경 시장에선 더 이상 보기 힘든 측면 급탄 방식이지만 민수시장에서는 간간히 이런 형태의 틈새시장 공략용 제품이 나오곤 한다. 

오늘날 거의 사장되다시피 한 측면 급탄 방식이지만 여전히 이 방식을 채택한 총기들이 간간히 시장에 선을 보이기도 한다. 군경 시장보다는 민수용의 틈새시장 공략용들이 대부분이긴 하지만 말이다. 

대표적으로 독일의 수렵용 및 타겟 슈팅용 총기들을 생산하고 있는 VOERE Präzisionstechnik이 .223 레밍턴 탄을 사용하는 볼트액션 소총에 측면 급탄 방식의 탄창을 장착하는 모델을 출시해서 판매 중이다. 도대체 뭔 메리트가 있어서 저런 디자인을 고수하고 있는 지는 전혀 모르겠다만 어쨌든 '남들이 가진 총이랑은 좀 틀려'라는 부분에선 확실히 재미진 총이라고 할 순 있겠다. 

미국 McCutchen Firearms의 MF-50 대물 저격소총. .50BMG 탄을 측면에서 급탄한다. 
미국 McCutchen Firearms의 MF-50 대물 저격소총. .50BMG 탄을 측면에서 급탄한다. 

마찬가지로 미국의 소규모 총기 제조업체인 McCutchen Firearms에서도 자사의 .50 BMG 대물 저격총에 측면 급탄 방식의 탄창을 사용하는 MF-50이라는 총기를 생산 중이다. 이 쪽도 저렇게 하는 이유가 뭔지, 어떤 메리트가 있는지는 전혀 모르겠지만 말이다. 

뭐, 그렇다구. 

이상 김찬우 기자였습니다. 

p.s. 사실 우리 군은 측면 급탄 방식을 무지막지하게 좋아한다는 풍문이.... 

FN MINIMI와 K3 경기관총처럼 벨트 급탄 외에 탄창을 삽입할 수 있게 되어 있는 총기도 넓은 의미에서는 측면 급탄식 탄창을 사용하는 총기이긴 하다. 벨트 급탄식 기관총에 있어서는 새삼 쓸모없는 기능이지만 말이다.  
FN MINIMI와 K3 경기관총처럼 벨트 급탄 외에 탄창을 삽입할 수 있게 되어 있는 총기도 넓은 의미에서는 측면 급탄식 탄창을 사용하는 총기이긴 하다. 벨트 급탄식 기관총에 있어서는 새삼 쓸모없는 기능이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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