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 B&T가 또 다른 9mm SMG를 내놓았다. 바로 SPC9이다. 엄밀하게 따지자면 현재의 상태는 ‘반자동(단발) 9mm 카빈’이지만, 고객의 요구만 있다면 얼마든지 연발 선택이 가능한 SMG버전이 등장할 것이 분명하다. 
최근 10년 사이에 9mm SMG나 반자동 카빈에 대한 수요가 다시 부활하고 있다. 컴팩트하고 반동이 낮은데다 소음기와의 궁합이 5.56mm보다 더 좋은 점, 권총과 탄이 호환된다는 점 등으로 인해 주로 각국 치안조직들에서 최근의 흉흉한 시국에 대응하기 위해 많이 사들이고 있다. 
특히 경찰에서는 일반 경관들이 적은 훈련으로도 자폭테러범의 머리나 목을 겨눠 맞출 수 있는, 견착사격이 가능한 컴팩트한 화기로 9mm 반자동 카빈을 구입하려는 경향이 최근 높아졌다. 일반 경관에게 연발이 되는 SMG를 주기는 아무래도 불안하지만 그렇다고 자폭테러나 총기난사범을 “대테러부대 올 때 까지 기다려”라고 할 수는 없으니 말이다. 게다가 반자동 카빈은 민간 시장에서도 팔 수 있다. 그러다 보니 최근에는 반자동 9mm 카빈에 대한 수요도 크게 늘고 있다.
사실 B&T는 현 시점에서 9mm 화기, 특히 SMG/카빈에 대한 경험이 뛰어난 업체라 할 수 있다. MP5를 면허생산한 일도 있고, 또 현재 미군에도 채택된 APC9K등 APC9계열 총기들을 만든 경험도 있는데다 MP5용 액세서리에는 현재 세계적으로도 손꼽히는 업체(30년 이상 생산한 경험이 있다)중 하나다. 한마디로, 9mm SMG나 카빈류에 대해서는 이 회사만큼 ‘빠삭한’곳도 흔치 않다.
그 결과 등장한 것이 바로 SPC9이다. 그야말로 B&T가 보기에 가장 이상적인 요소들을 골라서 조합한 9mm SMG(혹은 반자동 카빈)인 셈이다. 그렇다면 뭐가 그렇게 대단할까.

 

일단 장전손잡이가 ‘양다리’다. AR스타일의 장전손잡이가 상부 리시버 상단 후방에 위치해 있는데, 그와는 “별도로” MP5스타일의 장전손잡이가 앞에 또 있다! 심지어 이건 좌우 위치를 바꿔 달 수도 있다.
현재 SMG의 양대 산맥은 MP5와 9mm AR이다. 당연히 이 둘에 사람들이 가장 익숙하다. 그러면 둘 다 쉽게 쓰게 만들자! 는 기적의? 발상인데, 단순히 익숙함만 따지는게 아니라 상황에 따라 가장 편한 쪽을 골라 쓰게 하자는 전술적인 발상도 있다.
총구는 MP5와 디자인이 같은 3러그(돌기) 형이다. 이 형태는 원래 공포탄 어댑터등의 액세서리를 달기 위해 마련된 것이지만 나중에 소음기 장착용으로도 많이 사용됐는데, B&T는 “이거야말로 가장 우수한 9mm용 소음기 장착 시스템이다”라고 주장하면서 이 방식을 적용한 소음기를 10여종이나 내놓고 있다. 한마디로 총을 산 고객이 자사의 소음기도 세트로 쉽게 사게 하려는 것인데, MP5용 소음기는 구매한 고객도 많으니 기존 고객이 쉽게 선택하게 하려는 의도도 클 것이다.
개머리판은 AR스타일… 아니 그냥 AR 규격이다. 권총손잡이도 마찬가지다. 한마디로 시장에 하늘의 별 만큼이나 많은 써드파티 제품중 고객이 원하는 것으로 쉽게 교체할 수 있다. 요즘 이걸 굳이 독자규격 적용하는건 바보거나 엄청 자존심 센거다. 

기본분해된 SPC9. 개머리판의 유압식 완충기가 보인다.
기본분해된 SPC9. 개머리판의 유압식 완충기가 보인다.

 

총 뒤쪽에는 유압식 완충기가 들어있는데, B&T는 이걸 이용해 사수가 느끼는 반동을 무려 50%나 줄였다고 한다. 9mm SMG도 노리쇠의 후퇴속도를 조절하기 위해 가스압 작동식을 도입하던가(SIG MPX처럼) 지연 블로우백 방식을 도입(MP5)하는 등 나름 설계에 공을 들이는 경우가 많은데, B&T는 노리쇠 자체는 단순 블로우백으로 만들면서도 사수가 느끼는 반동은 최소한으로 줄이도록 완충기를 설치한 모양이다. 하긴 이 쪽이 거친 환경에서의 신뢰성등은 조금 더 믿을만 할테니 말이다.
하부 몸통은 이미 판매중인 APC9의 것을 응용했다. 따라서 고객은 다양한 탄창용 버전을 골라 살 수 있다. 가장 기본은 MP9용 막대 탄창이지만, 글록이나 P320용 탄창을 쓰는 버전도 살 수 있다. 그리고 해머가 젖혀지지 않은 상태에서도 안전장치가 걸리는데, AR의 경우 해머가 젖혀지지 않으면 안전장치를 걸 수 없다는 점이 문제가 되기도 한다.
재미있는 것은 B&T가 이 총을 “그야말로 사자 마자 작전투입 가능한” 패키지로 판다는 점이다. B&T는 최근 수년간 도트사이트를 기본 세트로 총과 팔고 있는데, 이번에도 에임포인트 T시리즈 사이트를 30mm 라이저+QD마운트와 세트로 판매중이다. 그야말로 21세기 기준으로 총 사자마자 작전 뛸 수 있는 최소한의 세트로 주는 것이다. 상부와 하부는 피카티니 레일, 측면은 엠락이라는 요즘 총기들의 가장 기본 셋업을 따르고 있다.
현재 기본형이 먼저 나와있고 PDW버전과 SD버전도 내년 3월에 발매된다고 한다. 적어도 발표된 내용 대로면 ‘세계 최고’인지는 몰라도 9mm SMG나 카빈을 찾는 고객들이 상당히 관심을 가질만한 물건이 아닐까 싶다. 과연 이 총이 아직도 SMG계의 왕좌(?)를 내놓지 않는 MP5를 위협할지는 두고 봐야겠지만 말이다.

SPC9에는 기본형 외에도 소음기 장착버전인 SD와 단축버전인 PDW가 2021년 상반기중에 발매될 예정이다.
SPC9에는 기본형 외에도 소음기 장착버전인 SD와 단축버전인 PDW가 2021년 상반기중에 발매될 예정이다.

사진 및 자료제공: B&T

(월간 플래툰 2020년 11월호 개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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