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는 최근 영국에서 지원받은 스톰 섀도우 순항미사일 2발을 장착하고 비행중인 Su-24M 전폭기의 사진을 SNS에 공개했다.

사실 Su-24계열 기체에 스톰 섀도우를 장착하고 운용하는 모습이 이번에 처음 알려진 것은 아니다. 지난 5월 중순 우크라이나의 국방장관 올렉시 레즈니코프가 영국 국방장관 벤 월리스와 만난 사실을 트위터에 올리면서 스톰 섀도우를 장착한 Su-24의 모습이 담긴 사진의 사진(...)이 공개되었던 것이다.

그리고 최근에는 아예 우크라이나 정부가 직접 사진을 찍어 SNS에 올리면서 이 사실은 아주 확실하게 확인이 되었다.

사실 서방제 무장을 구 소련제 기체에 통합하는건 아주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미그 29에서 HARM미사일을 쏘는 것으로 알 수 있듯, "어쨌든 매달고 가다 떨구는" 것은 가능하기 때문이다(아래 관련기사 링크 참조).

순항미사일의 경우도 따지고 보면 비슷하다. 이륙하기 전에 지상에서 표적 좌표와 경로등을 미리 미사일에 입력하면 되고, 탑재한 전투기는 말 그대로 '배달'만 하면 되기 때문이다. 그야말로 필요한 지점까지 날아가서 떨구고 와 주면 끝이다. 어떻게 보면 일반 폭탄 매달고 투하하는 것과 "장착하는 쪽에" 필요한 기술적 요구는 별 차이가 없다.

우크라이나가 스톰 섀도우를 운용하는 기체중에 정찰형인 Su-24MR이 있는 것도 이런 맥락에서 보면 말이 된다. Su-24MR은 원래 공대지 무장 운용에 필요한 레이저 포인터나 공대지 레이더등이 없지만, 애당초 스톰 섀도우의 사거리는 Su-24계열에 원래 달리는 공대지 항전장비로는 커버가 안되는 수준이니 정찰형 기체라도 '매달고 가서 떨구기만 하면' 문제가 없는 셈이다.

우크라이나 공군의 Su-24M(위키피디아)
우크라이나 공군의 Su-24M(위키피디아)

그렇다면 굳이 Su-24를 이용할 필요가 있을까? 다른 기체면 안될까? HARM은 미그 29로 떨궜으니 말이다. Su-24는 전쟁 전에도 20여대만이 운용중이었고, 이번 전쟁으로 최소 10여대가 파괴되었다. 퇴역 기체를 재생하는 등으로 전력을 유지하는 중이라지만, 많이 잡아봐야 약 20대, 현실적으로 10여대가 운용중인 수준이라고 봐야 할 것이다.

그게 쉽지가 않다. Su-27은 공대공 임무에만 투입하기도 빠듯하고, 미그 29의 페이로드와 체공시간은 1.3톤짜리 스톰 섀도우 두 발을 싣고 필요한 임무를 수행하기는 좀 빠듯하다. Su-25는 더 말할 것도 없고 말이다. 처음부터 대형 전폭기로 설계된 Su-24쪽이 훨씬 유리하다.

무엇보다 Su-24는 가변익을 이용해 탁월한 저공비행능력과 고속 비행능력을 동시에 갖춘 것이 장점이다. 최전선 코앞까지 러시아군의 레이더에 탐지되지 않는 초저공으로 비행하다 상승해 스톰 섀도우를 투발하고 고속으로 현장을 이탈할 수 있는 것이다. 

위 사진은 미 해군이 2016년에 공개한 것으로, 발트해에서 미 해군의 구축함(USS Cook)에 러시아의 Su-24가 초저공 비행으로 위협을 가하는 것이다.

이 사진에서 보시면 알 수 있듯, Su-24는 아주 낮은 고도로 비행할 수 있다. 우크라이나에서도 Su-24가 지면을 아슬아슬하게 스치듯 초저공으로 비행하는 모습이 동영상등으로 여러 차례 공개된 바 있다.

이런 Su-24의 특성을 감안하면, 앞으로도 스톰 섀도우는 Su-24를 중심으로 운용될 것으로 보인다.

 

 

 

저작권자 © 월간 플래툰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