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에 러시아의 T-90M전차가 투입된 것이 확인됐다. 최근 러시아의 SNS에 업로드된 동영상과 해당 동영상 캡춰를 통해 하르키우 북부의 러시아군 점령지역 내에 있는 모습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이 동영상이 러시아측의 의도적인 노출인지 우연인지는 알 수 없다.
T-90M은 현재 러시아가 보유한 전차 중 실전배치가 이뤄진 것으로는 가장 강력한 최신예 차량으로, 이것보다 우수한 것은 T-14 아르마타 뿐이지만 언제 실전배치가 시작될지 불투명한 만큼 실질적으로 러시아가 보유한 최강의 전차를 우크라이나에 투입한 셈이다.
T-90M은 포탑을 기존의 T-72나 T-90과는 전혀 다른 신형으로 바꿨다. 이는 포탑의 장갑부터 근본적으로 개선하기 위한 것으로, 신형의 복합장갑과 신형 반응장갑인 렐릭트를 채택하는 등 방어력이 대폭 개선됐다.
뿐만 아니라 주포도 기존에서 개량된 버전인 2A46M-5로 교체되었고, 사통장치와 야시장비도 러시아가 확보할 수 있는 선에서 가장 최신으로 구비되었으며 RWS와 독립 전차장 조준경, 무선 네트워크를 통한 C4I 단말까지 장비되는 등 적어도 갖춰진 사양으로는 3.5세대 주력전차에 근접하는 수준까지 성능이 향상된 차량이다.
이번에 확인된 T-90M은 러시아의 신형 기동위장망을 설치한 상태다. 이것은 시각적인 위장뿐 아니라 적외선이나 레이더 전파등에 대해서도 위장효과를 발휘하는 것으로, 야간에 드론등에 의한 정찰이 일반화된 우크라이나 전선에서의 생존을 위해 전차와 함께 투입된 듯 하다.
다만 이 전차의 투입이 일종의 '게임체인저'가 될지 어떨지는 미지수다. 2020년부터 군에 배치되기 시작한 최신형이지만, 전체 수량이 여전히 소수(2021년 연말까지 총 65대 납품 예정이었음)에 불과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이런 전차까지 투입해야 할 정도로 러시아의 전차 소모가 심각하다는 반증인지, 아니면 그와 무관하게 이번 돈바스 공세에 반드시 승리하고야 말겠다는 러시아의 의지를 보여주는 것인지는 두고봐야겠지만 그만큼 이번 전쟁이 격화되어가는 증거 중 하나라고 볼 수 있을 듯 하다.
참고로 T-90계열 전차 자체는 이 전쟁에서 이번에 처음 나온 것은 아니다. T-90A형의 실전 투입은 이미 확인되었을 뿐 아니라 4월 25일까지의 시점에서 "사진 및 동영상으로 확인된" 격파, 방기 혹은 노획등에 의한 손실 차량 숫자가 18대에 달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