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토맥에 맞는 것 다음으로 안 좋은 것은 오토맥에 투자하는 것”

이 말이 나올 정도로 오토맥은 상업적으로 폭망한 총입니다. 1971년에 출고 시작한 회사가 바로 다음해에 도산했고, 그 뒤로 다른 회사 차려서 망하면 또 망하고 그러고 나면 또 다른 회사 차려서 또 망하고… 이 악순환을 10년이나 반복하다 결국 역사 뒤로 사라지고 맙니다.

하지만 이 오토맥은 ‘아우라’ 하나만큼은 역대급인지라 오랫동안 관심은 안 사라졌고, 마침 1996년에 사망한 창업자 겸 개발자 해리 샌포드의 아들이 2015년에 한 사업가에게 가지고 있던 관련 부품및 권리 일체를 양도하면서 새로운 오토맥의 시대가 시작됩니다.

원래 이 사업가는 그저 부품이 좀 필요해서 연락했다가 예상외로 헐값에 대량의 부품들을 떠안게 되면서 그 부품들을 잘 다듬어 수백정 분량의 오토맥을 새로 조립해 팔아볼까 했다는데, 문제는 부품들의 상태도 되게 안 좋은데다 원래 오토맥의 부품은 “정상적인 상태에서도” 정밀도가 낮고 그대로 조립하면 고장이 속출하기 딱 좋은 상황입니다. 한마디로 이대로 조립해서 출고했다가는 해리 샌포드가 10년 넘게 반복한 “팔다 망하고 또 팔다 망하고”의 악순환에 빠지기 딱 좋았다는 것.

그래서 이 사업가는 방향을 완전히 바꿉니다. 아예 전문가들을 영입해서 소재부터 칫수, 세부 형상까지 설계를 전면 재검토해 모든 부품을 완전히 새로 만들기로 한 겁니다. 유한회사 오토맥을 새로 설립한 다음 1970년에는 접근할 수 없던 첨단공법과 소재(예를 들어 공이는 무게를 줄이려 소재를 티타늄으로 변경), 그리고 작동을 검증할 수 있는 계측기기나 초고속 촬영등을 총동원해 완전히 새로 만든 신생 오토맥을 탄생시킨 것이죠.

물론 가장 기초적인 구조와 형태 자체는 오토맥의 원래 설계를 살렸지만, 모든 부품의 칫수와 디테일은 완전히 새로 디자인했고 탄창조차 오리지널과는 호환이 안됩니다. 탄창 자체도 오리지널은 고장의 원인 중 하나였던 것이죠. 공법도 오리지널은 주조 공법으로 대부분의 부품을 만드는 것이었지만 신형은 거의 모든 부품이 CNC절삭가공입니다. 덕분에 내구성과 정밀도 모두 향상되면서 작동 신뢰성도 대폭 향상됐습니다.

이 모든 과정에 7년의 시간이 소모됐습니다. 2018년부터 SHOT쇼에도 전시되기 시작했지만 과연 이것이 오리지널의 ‘저주’를 벗어날지 아니면 반복할지 다들 불안했는데, 올해부터 소량이지만 출고가 시작됐습니다.

적어도 이번 동영상에 나온 신형 오토맥의 모습을 보면 ‘저주’는 어느 정도 벗어난 것 같습니다. 단 한발도 고장이 안 납니다. 얼마 쏘지도 않았는데 뭐 그게 대수냐 하시겠지만, 오리지널 오토맥은 한 탄창을 잼 없이 쏘는 경우가 거의 없습니다!

 

저작권자 © 월간 플래툰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