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에 가장 많은 군사원조를 한 나라는 단연 미국이다. 하지만 자국 군 규모에 비해 가장 큰 원조를 한 나라는 뜻밖의 곳에 있다. 바로 룩셈부르크다. 최근 우크라이나 전쟁의 러시아/우크라이나군 손실을 거의 실시간에 가깝게 집계중인 OSINT블로그인 오릭스 블로그등의 매체가 여기에 대해 다루면서 이 작은 나라의 우크라이나에 대한 원조가 주목받고 있다.

룩셈부르크는 이미 6월 시점에 국방예산의 15%에 해당하는 금액을 우크라이나에 원조했지만 원조는 계속 늘어나고 있다. 15%라고 해도 비록 금액 자체는 7천만 유로라는, 다른 나라들에 비하면 작은 수준이지만 룩셈부르크군 전 병력의 규모가 1천명도 채 안되고 전체 인구가 65만명도 안되는 것을 감안하면 상당히 큰 원조를 하는 셈이다.

장비 원조 내역도 이 작은 나라의 규모에서는 뜻밖이라 할 과감한 수준이다. 정확한 수량은 밝히지 않았으나 28대의 험비를 원조했다. 전차나 보병전투차등은 전혀 없고 전술차량이라고는 42대의 험비와 48대의 딩고만으로 이뤄진 이 나라의 상황을 생각하면 엄청난 수준이다.

이 물량은 현역 운용중인 물량이 아니라 예비 치장물자로 보인다. 하지만 28대라는 물량은 사실상 이 나라가 가진 예비 군용차량의 전부라고 하니 과감하기는 마찬가지다. 어쨌든 이 작은 나라 입장에서는 매우 과감한 결정을 내린 셈이다. 또 여기에 더해 7대의 미국제 지프 랭글러도 원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다른 주목할만한 원조품목은 무인정찰기다. 6대의 고정익 정찰 드론인 프리모코 원 150을 우크라이나에 보낸 것인데, 이것들은 원래 룩셈부르크가 운용하던 것이 아니다. 체코의 제작사에서 일부러 구입해서 우크라이나에 보낸 것이다.

룩셈부르크의 원조목록은 계속된다. 자국군이 쓰던 NLAW도 102발을 원조했고, .50구경 탄약 2만발과 20정의 M2HB중기관총(험비에 거치된 총), 600발의 122mm 다련장 로켓, 그리고 12,500발의 RPG-7 탄약도 원조했다. 이 중 122mm로켓과 RPG-7은 룩셈부르크군에 재고가 있던 것은 아니고 해외 어디에선가 구매해서 넘겨준 것이다.

무기 원조에만 열심이 아니다. 5천벌의 방탄복과 5천개의 헬멧, 그리고 22,400개의 방독면도 원조했다. 룩셈부르크 군 규모를 보면 이게 당연히 자국군 비축분은 아니고, 다른 국가(방독면의 경우 영국)에서 구매해서 넘겨준 것이다. 여기에 15개의 대형 군용 텐트, 470개의 야시 고글, 358개의 극한지용 침낭, 18대의 발전기, 50세트의 위성통신장비 등 비전투 장비들에 대한 원조도 작은 나라로서는 상당한 수준이다.

심지어 이런 무기들의 수송도 상당부분 룩셈부르크군이 담당했다. 룩셈부르크 공군에는 단 1대의 수송기밖에 없지만(그 외의 항공기는 두 대의 헬기 뿐…), 이 수송기가 A400M이라 상당수의 원조물자를 싣고 폴란드와 룩셈부르크를 여러차례 왕복한다고 한다. 공군 보유기체의 1/3을 우크라이나 지원에 쓴 셈이다!

물론 룩셈부르크가 원조한 것의 절대적인 규모 자체는 상당히 작은 편이다. 하지만 NLAW나 험비등은 규모는 작아도 무시해도 좋을 양은 아니고, 무엇보다 전 병력이 1천명도 안 되는 작은 군대를 가진 나라가 이 정도로 원조를 했다는 것은 정말 이들이 진심이라는 것을 잘 보여준다- 우리가 룩셈부르크처럼 국방예산의 15%를 원조했다면 8조원 어치 물자와 무기를 원조한 셈이니 말이다. 여기에 룩셈부르크가 물자지원 뿐 아니라 우크라이나군의 훈련에도 지원을 한다고 하니, 유럽에서 우크라이나 지원에 가장 진심인 나라가 룩셈부르크라고 해도 아주 과언은 아닐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