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해병대가 새로운 지원화력으로 NLAWS(New Light Assault Weapon System: 경량 돌격 무기 체계)를 도입했다. 우크라이나에서 명성을 날렸던 NLAW와 비슷하지만 전혀 다른 것으로, 노르웨이 NAMMO사가 만드는 제품이다.
…그리고 M72 LAW의 최신 개량형이다.
미 해병대는 2000년대 ‘테러와의 전쟁’시기에 M72의 개량형인 M72A7을 다수 운용했는데, 그 개량형을 도입할거라는 이야기가 오래전부터 구체적으로 거론되더니(2020년에 이미 배치 방침을 미 해병대가 발표했고, 미 해병대 차원에서의 테스트도 여러 차례 실시) 마침내 올해부터 최신 개량형인 M72A8과 M72A10을 NLAWS라는 명칭으로 도입하기로 한 것이다.
M72A8/A10은 M72 FFE라는 이름으로도 불린다. FFE는 Fire From Enclosure, 즉 밀폐공간 발사용이라는 뜻이다. 기존과 달리 발사 장약을 따로 탑재하고 카운터 매스(후폭풍을 완화시키는 후방 사출물)로 약간의 점성이 있는 액체를 사용하는 방식을 도입, 후폭풍을 아주 낮은 수준으로 낮췄는데 업체에서는 그 수준이 ‘9mm 권총의 폭압과 화염’ 에 불과한 정도라고 주장한다. 3.65 x 4.57 x 2.1m 의 공간에서 쏴도 사수가 귀마개(진짜 귀에 꽂는 가장 단순한 타입의) 만 끼고 하루 8발을 청력이나 건강상의 문제 없이 쏠 수 있고, 하루 단 한발만 쏜다면 아무런 청력 보호수단 없이도 사격이 가능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업체측이 주장하는 또 다른 장점은 탐지 가능성을 낮추는 것이다. 후폭풍이 크게 줄었으니 당연히 눈에 쉽게 띄지 않기도 하거니와, 액체를 후방으로 내뿜는 과정에서 후폭풍에 원래 수반되는 다량의 적외선이 크게 감소해 결과적으로 열상 센서등의 탐지수단에 대해 나름 효과적인 회피수단이 될 수 있다는 이야기다.
M72 FFE는 앞서 언급한대로 A8과 A10의 두 가지 버전으로 나뉘는데, A8은 성형작약탄을 사용하는 대전차형, A10은 고폭탄두를 사용하는 일반 화력지원용(대진지용)이다. 무게는 원래 3kg도 안되던 원래의 M72시리즈보다 많이 무거워진 5.8kg이지만, AT4의 6.7kg에 비하면 여전히 가볍다. 게다가 AT4도 밀폐공간용인 AT4 CS로 가면 8kg까지 무거워진 만큼 FFE의 무게도 의미가 없다고 할 수 없는 나름 가벼운 수준이다. A9은 자료에 따라서는 영국군에 도입된 버전이라는 이야기도 있고 열압력탄 사용 버전이라는 이야기도 있는데, 하여간 미해병대는 A9은 건너뒤고 8과 10만 도입한다.
물론 관통력으로 따지면 여전히 M72시리즈는 개량을 거쳤다 해도(관통력을 가장 높인 M72 EC형이 450mm) 주력전차를 정면에서 상대하기는 택도 없는 위력이다. 하지만 미 해병대는 단순한 관통력보다는 여전히 상대적으로 가벼운(원래의 M72시리즈보다야 많이 무겁지만, 타 체계들에 비하면 여전히 상대적으로 가벼운 편) 무게+밀폐공간등 다양한 장소에서의 발사 가능이라는 장점을 더 중시한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미 해병대는 대전차용이라는 특정한 용도 이상으로 이것을 다용도 화력으로 활용할 예정이라는 점도 무시할 수 없다.
하여간 M72시리즈는 이렇게 해서 21세기에도 살아남았을 뿐 아니라 꽤 오래 명맥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