곧 네덜란드에서는 골로 갈(...) 골키퍼
곧 네덜란드에서는 골로 갈(...) 골키퍼

현재 골키퍼 CIWS는 ‘원조’라 할 네덜란드를 위시해 7개국이 사용중이다. 이렇게 쓰면 나름 수출에 실적을 올린 무기체계처럼 보인다. 그러나 세상 모든 것은 뚜껑 열어 봐야 아는 법이다. 실상은 어떨까.

현재 골키퍼를 쓰는 7개국 중 네덜란드와 우리나라, 카타르 세 나라를 빼면 제 돈 주고 산 나라가 없다. 칠레, 벨기에, 페루, 포르투갈은 전부 네덜란드제 중고 함정을 사면서 거기 달린 골키퍼를 그냥 같이 쓰고 있다. 카타르는 그나마 딸랑 4문을 도입한게 전부다. 

이처럼 쓰는 나라가 없다 보니 골키퍼는 앞에서도 언급했듯 앞으로의 운명이 매우 신통치 않은 상황이다. 운용국이 적으니 그 동안 업그레이드는 거의 안 이뤄졌고, 네덜란드 해군은 2012년에 나름 업그레이드는 했지만 제법 비용이 들어가는데다 우리나라를 뺀 모든 운용국들이 다 중고 도입이라 손사래를 친 상황이다. 우리나라도 결국 골키퍼 개량 대신 팰랑스 도입+CIWS-2 개발로 선회한 상황이고 말이다.

그러던 네덜란드가 드디어 골키퍼 은퇴를 선언했다. 지금 당장은 아니고, 2025년 부터의 이야기다. 그런데 네덜란드의 대안이 나름 재미있다. 뭘 들여올까.

미 해군의 RAM미사일 실사격 장면
미 해군의 RAM미사일 실사격 장면

 

네덜란드는 일단 기관포 기반의 CIWS는 도입 안하기로 했다. 그 대신 미국제 RAM미사일을 도입하기로 했다. 기존 CIWS임무는 RAM이 상당부분 떠안기로 한 것이다.

하지만 RAM미사일만 가지고는 좀 불안하지 않을까? 그런 당신을 위해(응?) 네덜란드는 또 다른 수단을 도입하기로 했다. 바로 ‘다트’다.

다트라고 진짜 화살을 쏘는게 물론 아니다. 어떻게 보면 다트 비슷하게 생긴 물건이기는 하지만. 바로 76mm 함포에서 발사되는 유도포탄인 DART를 사용하는 것이다.

DART는 이탈리아의 오토멜라라 사에서 개발한 포탄으로, 데이터링크를 통해 함정의 사통장치로부터 조종되는 물건이다. 76mm 함포이니 무려 5km 사거리까지 겨우 5초만에 도달하며, 다량의 텅스텐 파편이 발생하는 2.5kg의 탄두를 가지고 있다. 2.5kg이면 30mm 골키퍼용 탄두 거의 7발분에 해당하는 압도적인 양이다. 물론 이걸 직접 미사일같은 작고 빠른 표적에 맞추는 것은 기대하지 않는 만큼 근접신관이 갖춰져 있다.

아무리 유도포탄이라도 골키퍼를 대체할 수 있는지는 갑론을박이 있을 것이다. 하지만 RAM과 조합하면 가능하다는게 네덜란드 해군이 내린 결론이고, 실제로 2028년부터는 그렇게 될 예정이다. 특히 네덜란드는 탈레스 네덜란드(구 시그널)이 개발한 파로스(Pharos) 레이더를 이용할 경우 DART탄의 요격 효율이 대단히 높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76mm DART 유도포탄. 대공 표적에 대해서도 요격이 가능하며 40~50G급 고기동까지 가능하다고 한다.
76mm DART 유도포탄. 대공 표적에 대해서도 요격이 가능하며 40~50G급 고기동까지 가능하다고 한다.
이탈리아는 76mm 슈퍼래피드 함포를 레이더/EOTS가 결합된 포탑에 얹고 DART탄을 쏘는 것으로 CIWS역할까지 맡기고 있다.
이탈리아는 76mm 슈퍼래피드 함포를 레이더/EOTS가 결합된 포탑에 얹고 DART탄을 쏘는 것으로 CIWS역할까지 맡기고 있다.

 

비용면에서는 이 쪽이 가장 저렴한 방향이었던 듯 하다. 네덜란드 국방부는 이 프로젝트의 소요비용이 적게는 1억 유로, 많게는 2억 5천만 유로가 될거라고 밝혔다. 1억 유로면 1,400억원, 2억 5천만 유로면 거의 3,400억원에 가까운 돈이지만 골키퍼의 후계를 따로 도입하는 것에 비하면 상대적으로 비용이 적게 드는 것이다.

게다가 유지비용 면에서도 상대적으로 싸게 먹힐 수 있다. 골키퍼는 구성품이 많고 복잡하게 움직이는 물건이라 유지비용이 꽤 든다. 기관포는 탄약값이 미사일이나 유도포탄보다 싸다는 장점은 있다고 할 수도 있지만, 대신 1초에 70발씩 퍼붓는 수준이면 진짜 싸게 먹힐지도 의문이다.

결국 남은 관건은 RAM+76mm 유도포탄의 조합이 진짜 효과적이냐는 것. 워낙 전인미답의 경지라 아무도 장담할 수 없는 노릇이다. 골키퍼와 달리 파편에 의한 요격이라 대형 초음속 대함미사일 요격 능력이 어느 정도인지 단언하기는 힘들지만, 대신 골키퍼보다 더 멀리부터 요격이 가능하다는 점은 또 장점일 수도 있다.

결국 이탈리아(이미 DART를 운용중)와 네덜란드의 운용 사례를 보고 결정해야 할 문제일텐데, 어쨌든 근접방공이라는 개념이 기존 CIWS의 수준을 넘는 새로운 방식도 포함해서 발전중이라는 사실은 잘 지켜봐야 할 듯 하다.

네덜란드는 탈레스 네덜란드의 파로스 레이더로 DART탄의 사격관제를 할 예정이라고 전해진다.
네덜란드는 탈레스 네덜란드의 파로스 레이더로 DART탄의 사격관제를 할 예정이라고 전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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