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증? 리얼리티? 그런 건 전혀 없었다.

지난 번에는 '일본 최초의 전동건'에 대해 간략히 소개를 드렸는데, 그럼 이번에는 '일본 최초의 에어소프트건'에 대해 간단하게 소개를 드리고자 한다.

조금 더 정확하게 말하자면, '6mm 구경의 플라스틱 BB탄'을 사용하는 최초의 '에어소프트건'이 되겠다. 일본 최초? 라기보다는 세계 최초라고 하는게 더 나을 수도 있겠다. 

이게 바로 세계 최초의 6mm 플라스틱 BB탄을 발사하는 에어소프트건이다. 마루젠에서 1971년에 출시한 Marksman Government라는 모델. 
이게 바로 세계 최초의 6mm 플라스틱 BB탄을 발사하는 에어소프트건이다. 마루젠에서 1971년에 출시한 Marksman Government라는 모델. 

일본 최초의 '6mm 플라스틱 BB탄'이 나가는 에어소프트 건은 1971년에 등장했다. 오늘날에는 APS 시리즈로 유명한 마루젠(マルゼン)이 미국의 4.5mm 납 재질의 BB탄이 발사되는 CO2 펠릿 건(Pellet Gun)을 참조하여 에어코킹 모델로 출시한 'Marksman Government'라는 모델이 바로 그것이다.  

출시 당시에는 에어소프트(Airsoft)라는 명칭이 존재하지 않았기 때문에, 스포츠 에어 슈팅 건(Sports Air Shooting Gun)이라는 명칭을 사용했다. 근데 이게 통일되어 있지 않았는지 당시 생산된 제품들 중에는 같은 모델임에도 불구하고 박스에는 스포츠 에어 슈팅 리피팅 앤드 싱글 액션 건(Sports Air Shooting Repeating and Single Action Gun)이라는 설명이 써 있는 것도 있었다.

근데 명칭은 틀리지만 그냥 같은 물건. 한마디로 QC 같은게 전혀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건데, 이게 또 나름 수집가들 사이에서는 소장 가치가 확 달라지는 포인트라고 한다. 심지어 어떤 경우에는 콜트의 스펠링을 틀려서 COLT가 아니라 CLOT으로 표기된 박스도 있다고 한다. 

명칭은 누가 봐도 알 수 있듯이 콜트 거버먼트 1911에서 차용한 것이지만 생김새나 작동 방식은 전혀 다른 모델이다. 슬라이드 전체를 코킹하는게 아니라 후면의 일부분만 작동시킬 수 있었고, 그것조차 수동으로 당기고 다시 밀어넣어야 했다. 심지어 피스톨 그립 안에 탄창이 수납되지도 않는다. 
명칭은 누가 봐도 알 수 있듯이 콜트 거버먼트 1911에서 차용한 것이지만 생김새나 작동 방식은 전혀 다른 모델이다. 슬라이드 전체를 코킹하는게 아니라 후면의 일부분만 작동시킬 수 있었고, 그것조차 수동으로 당기고 다시 밀어넣어야 했다. 심지어 피스톨 그립 안에 탄창이 수납되지도 않는다. 

엉성하기 짝이 없는 물건이었지만 나름 유니크한 총번을 부여해서, 각 모델의 박스에 총번이 다르게 찍혀 있는 것이 특징. (정작 총기 자체에는 총번이 새겨져 있지 않은 것도 이 제품의 재미진 포인트라고 할 수 있다) 

이것이 일본 최초의 플라스틱 BB탄., 1971년에 등장한 마루젠 하드 타겟. 요즘처럼 봉지나 전용 용기에 들어가 있는게 아니라 프라모델의 부품 마냥 하나씩 일일이 "떼어서" 사용해야 했다. 당연히 품질은 그리 좋지 않았다. 
이것이 일본 최초의 플라스틱 BB탄., 1971년에 등장한 마루젠 하드 타겟. 요즘처럼 봉지나 전용 용기에 들어가 있는게 아니라 프라모델의 부품 마냥 하나씩 일일이 "떼어서" 사용해야 했다. 당연히 품질은 그리 좋지 않았다. 

사용 가능한 탄환이 두 종류였다. 하나는 당시 '에어건'으로 불린 총기들에 주로 사용된 연질의 버섯 모양 탄환(일명 つつみ弾)과, 6mm 구경의 플라스틱 BB탄의 두 종류였다. 아무래도 버섯 탄이 대세이다보니 처음부터 BB탄 전용 모델이 아니라 두 종류의 탄을 다 사용할 수 있게끔 했던 것 같다. 

저기 위에 대각선으로 튀어나온 부분이 탄창이다. 미국의 CO2 방식 펠릿 건의 금형을 그대로 따라 만들다보니 구조가 저 따위가 되었다. ㅋㅋ 장탄수는 무려 1발. 어떤 의미에서는 나름 '트랩도어' 방식인 셈. 
저기 위에 대각선으로 튀어나온 부분이 탄창이다. 미국의 CO2 방식 펠릿 건의 금형을 그대로 따라 만들다보니 구조가 저 따위가 되었다. ㅋㅋ 장탄수는 무려 1발. 어떤 의미에서는 나름 '트랩도어' 방식인 셈. 

​​​​​​​그래도, '플라스틱'으로 된 밀대가 탄환을 밀어내는 방식이 아닌, 나름 피스톤과 실린더로 압축된 공기를 사용항 탄을 발사한다는 방식은 가히 혁명적이었고, 0.2Joules 정도의 약한 파워와 0.12그램 정도의 조악한 품질의 BB탄임에도 불구하고 사거리가 최소 10미터 이상은 나온다는 점은 당시로서는 획기적이었기에, 그야말로 불티나게 팔려나갔다. 

탄 삽입구가 2개인 것처럼 보이지만 탄 자체는 아랫쪽 구멍에만 넣을 수 있다. 6mm BB탄 한 발을 넣을 수 있도록 되어 있다. 
탄 삽입구가 2개인 것처럼 보이지만 탄 자체는 아랫쪽 구멍에만 넣을 수 있다. 6mm BB탄 한 발을 넣을 수 있도록 되어 있다. 

재미있게도 이 마루젠 Marksman Government, 모나카 방식으로 만들어진 제품이긴 한데 나름 상하부 분리가 된다. 다만 실총처럼 간단한 분해방식은 아니었다. 1911 특유의 슬라이드 스토퍼를 분리하고, 나사를 몇 개 풀어대며 그럭저럭 실총과 비스무리한 형태의 테이크 다운이 가능해지긴 하지만 그래도 실총에 비하면 복잡한 구조.

그래도 그게 어디야!! 말랑한 버섯탄보다 탄이 멀리 나가는데!!

CO2 펠릿 건의 실린더와 노즐, 피스톤을 그대로 베낀 형태. 근데 사실 마루젠의 볼트 액션 총기들이나 APS용 경기 총들의 내부는 50여년이 지난 현재도 이 형태를 어느 정도 유지하고 있다. 
CO2 펠릿 건의 실린더와 노즐, 피스톤을 그대로 베낀 형태. 근데 사실 마루젠의 볼트 액션 총기들이나 APS용 경기 총들의 내부는 50여년이 지난 현재도 이 형태를 어느 정도 유지하고 있다. 

CO2 펠릿 건을 그대로 베껴서 에어코킹 건으로 만들었기 때문에 태생적인 한계가 분명한 모델이었다. 탄창이 별도로 존재하지 않는 대신에 슬라이드 앞 부부의 슬롯을 열어 탄을 장전하는 방식이었는데 장탄수가 무려 1발에 불과했다. 그러니까, 탄을 발사하려면 저 슬롯을 먼저 열고, 구멍에 탄을 넣은 후 다시 슬롯을 닫고, 장전 레버를 뒤로 당긴 후, 다시 장전 레버를 앞으로 밀고(자동으로 전진하지 않는다), 그리고 발사를 해야 하는 아주 번거로운 형태.

그래도 그게 어디야!! 말랑한 버섯탄보다 탄이 멀리 나가는데!! 

1984년에 등장한 마루젠..이 아니라 마루젠 제품을 노골적으로 카피한 치요다(チヨダ) Marksm,an Government Terminator. 아놀드 슈월츠제네거 주연의 터미네이터가 상영하면서 그 인기에 편승하여 등장한 모델이지만 마루젠 제품의 한계를 나름 극복한 새로운 개념의 시스템이 탑재된 모델이기도 하다.  
1984년에 등장한 마루젠..이 아니라 마루젠 제품을 노골적으로 카피한 치요다(チヨダ) Marksm,an Government Terminator. 아놀드 슈월츠제네거 주연의 터미네이터가 상영하면서 그 인기에 편승하여 등장한 모델이지만 마루젠 제품의 한계를 나름 극복한 새로운 개념의 시스템이 탑재된 모델이기도 하다.  

마루젠의 Marksman Government는 한동안 일본의 에어소프트 건 업계를 그야말로 지배했다. 이런 저런 업체들에서 BB탄이 나가는 제품들을 생산하기 시작했지만 대부분 마루젠 제품의 복제품에 불과했고, 198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대부분 조악한 형태의 물건이 대세를 이루었다. 여전히 BB탄 제품보다는 버섯탄 모델이 인기를 끌던 시절이기도 하고. 1984년에는 영화 '터미네이터'가 인기를 끌면서 '터미네이터'라는 명칭의 에어건과 모델건들이 우후죽순처럼 등장하기도 했는데, 아래의 모델도 그런 경우 중에 하나다. 

1984년에 등장한 치요다(チヨダ)의 Marksman Government Terminator. 마루젠 제품의 빼박 카피품..이었는데 나름의 오리지널리티가 존재하기도 했다. 
1984년에 등장한 치요다(チヨダ)의 Marksman Government Terminator. 마루젠 제품의 빼박 카피품..이었는데 나름의 오리지널리티가 존재하기도 했다. 

영화에 등장하는 레이저 포인터를 재현한 저 물건은 사실 '탄창' 겸 조준경이다. 내부에 150발을 수납할 수 있었고, 마루젠 제품과 달리 스코프 접합부에 구멍이 뚫려 있어 자유낙하 방식으로 탄의 공급이 가능했다. 스코프도, 배율이 있거나 하진 않고 그저 중앙에 구멍이 뚫려 있는 정도였지만, 나름 조준이 가능한 시스템이였다. 

1983년에 이르러 일본 에어소프트 업계에 또 다른 혁명이 일어나게 되지만, 그건 또 다음 기회에 다루는 걸로 하고, 다음 기사는 역대 도쿄 마루이 전동 에어소프트 건의 간단한 계보를 다루어보도록 하겠다. 

​​​​​​​이상, 김찬우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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