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마니아 국방부)
(루마니아 국방부)

9월 24일, 루마니아 국방부는 트위터를 통해 우리나라와의 방산협력 의향서를 이번 DX코리아 당시에  체결했다고 알려왔다.

그런데, 비슷한 시기에 루마니아측 방산관련 매체들은 루마니아가 흑표 전차의 도입도 진지하게 검토중이라는 보도를 내보내면서 폴란드에 이어 루마니아도 흑표의 유럽내 고객이 되는거 아닌가 하는 기대가 올라오고 있다.

사실 루마니아는 바로 옆에 몰도바를 끼고 있는데, 그 몰도바는 러시아의 '알박기' 땅이라 할 트란스니스트리아(소수이지만 러시아군까지 주둔) 문제로 인해 늘 안보불안을 끼고 사는 곳이다. 만의 하나 우크라이나군의 전세가 악화되어 러시아군이 오데사까지 진격하게 되면 이 트란스니스트리아 때문에 몰도바도 풍전등화의 신세가 될 판이다- 몰도바는 정규군 병력이 겨우 수천명에 불과한 약소국이니 말이다.

즉 루마니아도 이번 전쟁 때문에 안보불안이 매우 높아진 곳 중 하나인데, 문제는 이 나라의 전차전력은 숫자만 많고 질은 절망적이라는 것이다.

TR-85 (위키피디아)
TR-85 (위키피디아)

루마니아군에게는 전차가 대략 410여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래도 동유럽 NATO 국가들 중에서는 폴란드 다음으로 많은 숫자이지만, 문제는 그 질이다.

120대는 T-55이고(....) 나머지도 T-55의 현대화 버전인 TR-85이다. TR-85는 기본적으로 T-55의 길이를 늘리고 파워트레인(엔진+변속기)을 860마력짜리로 현대화한 버전으로, 주포와 기본 장갑은 원래의 T-55와 별 차이가 없는 심각한 수준이다. 아무리 레이저 거리측정기나 신형 탄도계산기등을 통해 사통장치를 현대화했다 하지만 이걸로는 러시아군의 T-72를 상대할 수 없는 실정이다. 

(솔직히 TR-85가 업그레이드라고 해야 할지 옆그레이드라고 해야 할지도 애매하다...)

개량형인 TR-85M1도 존재하기는 한다. 포탑에 증가장갑을 붙이고 사통장치및 야간전 능력의 개량을 한 버전이기는 하다. 하지만 여전히 주포는 원래의 100mm 그대로라 이걸로 T-90계열은 둘째치고 T-72와 맞붙는게 가능할지 심히 의문인 상황이다. 게다가 이 M1형은 54대에 불과하다.

TR-85M1 (위키피디타)
TR-85M1 (위키피디타)

 

루마니아는 과거에 30대의 T-72를 구 소련으로부터 도입했고 28대를 이스라엘(시리아로부터의 노획품)로부터 도입했으나 이것 전량을 이번 전쟁때 우크라이나에 기증한 것으로 알려졌다. 위키피디아 영어판의 루마니아군 장비 목록에도 T-72계열은 사라져 있다. 올해 동유럽 국가들의 우크라이나에 대한 전차 기증은 원래 독일에 의한 대체품 제공을 조건으로 이뤄졌지만, 독일이 이런저런 사정으로 대체전차 제공일정을 자꾸 늦추고 약속한 댓수도 축소하면서 외교문제로 비화되기도 했다.

이처럼 루마니아의 전차 상황이 심각해지면서 루마니아 내에서도 대안 마련이 모색되었을텐데, 독일의 대체 전차 제공이 차질을 빚으니 자연스럽게 흑표 도입이 대안으로 거론된 듯 하다. 현실적으로 생산라인에서 신규 차량이 계속 출고중인 전차를 찾는 그 자체가 쉽지 않은게 요즘 상황인데, 그 찾기 쉽지 않다는 전차 중 하나가 흑표이니 말이다.

자국 보유 전차들을 1:1로 대체하지는 못하겠지만, TR-85M1만 대체한다 해도 54대, TR-85계열 전량의 절반만 대체한다 쳐도 140~150대 정도의 물량이 나올테니 절대 무시할 수 있는 양은 아니다.

아직 구체적으로 루마니아 내에서 흑표를 구매한다는 공식적인 입장이 나온 것은 아니지만, 이런 분위기면 루마니아가 유럽 제2의 흑표 고객이 될 가능성도 무시할 수는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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