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사이에 우크라이나에 대한 서방측 전차지원이 급물살을 타고 있다. 올해가 시작될 무렵만 해도 독일의 반대로 서방제 전차지원은 난항을 겪었지만 상황이 급변하는 것이다.
지난 1주일 사이 전차 지원은 최소한 영국과 폴란드가 “독일이 뭐라고 하건 우리는 한다” 로 가는 분위기더니, 결국 미국이 에이브럼스를 지원하기로 확정하고(바이든 대통령의 발표까지 있었다!) 독일도 더 이상 버티지 못하며 전차 지원에 동참하기로 하자(숄츠 총리 본인이 마지못해 인정!) 마치 물꼬가 트이듯 나토 각국의 전차지원이 줄을 잇게 된 것이다.
먼저 미국은 M1A1전차를 31대 제공하기로 확정했다(독일이 “에이브럼스를 주면 우리도 생각해보겠다”고 하자 결국 발표…!). 이 물량은 미 해병대에서 최근 퇴역한 뒤 육군에 이관된 치장물자에서 제공되는 것 같다.
그 뒤를 이어 각국의 원조내역은 현재 아래와 같다.
영국: 챌린저2 (17)
스페인: 레오파르트2A4 (50여대)
폴란드: 레오파르트2A4 (14~17대)
독일: 레오파르트2A6 (14대)
포르투갈: 레오파르트2A6 (4)
노르웨이: 레오파르트2A4 (4)
핀란드: 레오파르트2A4 (14)
이 정도가 사실상 확정된 물량이지만, 이것 외에도 논의중인 물량은 많다.
예를 들어 스웨덴은 레오파르트2A5(정확히는 스웨덴 라이센스 버전인 Strv122)를 10여대 제공하는 것을 올해 초부터 논의중이었고, 네덜란드가 자국군이 운용하던 레오파르트2A6를 18대 제공하고 독일로부터 신차를 구매할 의향을 보이고 있다. 또 덴마크도 자국군의 레오파르트2A5중 6대를 우크라이나에 보낼 의향을 보이고 있다.
여기서 네덜란드가 가장 ‘화끈(?)’ 한 지원의사를 보이고 있다. 숫자 그 자체보다 비중이다. 네덜란드군은 사실상 자국군이 운용하는 전차 전체를 넘겨주려는 것이다! 심지어 이 물량은 현재 독일군으로부터 임대한 것이다. 지난 2014년 러시아에 의해 격추당한 말레이지아 항공 017편에서 네덜란드인이 거의 200명 가까이 희생된(전체 승객의 약 2/3)것에 대해 복수의 끈을 늦추지 않는 셈이다.
이것만으로도 벌써 180대가 훌쩍 넘어가 190대에 근접하는 물량이지만, 이게 끝이 아니다. 일부 나토 국가들은 추가 전차 지원 의사도 밝히고 있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경우가 폴란드다. 폴란드는 현재 레오파르트2계열 전차를 250대 조금 안되는 물량을 운용중인데, 그 중 가장 구형인 레오파르트2A4(약 140대)의 대부분을 우크라이나에 넘겨줄 의사가 있다고 작년부터 이런저런 채널을 통해 밝힌 바 있다. 폴란드는 이미 M1A1및 M1A2를 다 합쳐서 360대 가까이 도입하기로 했고, 이 수량이면 260대가 넘게 우크라이나에 원조된 T-72계열과 레오파르트2A4를 충분히 대체할 수 있는 수준이다. 여기에 흑표 계열 전차까지 대량으로 도입할 예정이니, 가장 구식인 레오2A4라면 전부 넘겨줘도 전력공백 걱정할 상황은 아닌 셈이다- 폴란드는 상황에 따라서는 더 신형인 레오2A5까지도 상당수 양도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즉 상황에 따라서는 폴란드만 해도 다 합쳐서 200대 가까운 레오2 계열 전차를 넘겨줄수도 있다.
여기에 핀란드와 스페인도 추가지원의 가능성이 있다. 핀란드군이 보유한 130대 이상의 레오2A4중 상당수는 예비 차량이라 앞에 언급된 14대 이외에도 추가 원조의 가능성이 있고, 스페인도 레오2A4의 보유분량 108대 중 이미 절반을 보내기로 했지만 애당초 스페인 자신도 구식화된 이 전차들에 대해 페루등의 국가에 보유분 대다수의 수출을 추진한 이력이 있는걸 감안하면 나머지 절반의 우크라이나 지원 가능성도 충분히 점칠 수 있다.
(심지어 프랑스조차 약 1개 중대분의 르클레르 전차 원조를 검토중이다!)
즉 우크라이나에 넘어갈 서방제 주력전차의 수량은 300대를 넘어갈 가능성이 높고, 장기적으로는 400대 수준에 육박할 가능성도 무시할 수 없다. 그렇다면 이것이 주는 의미는 무엇일까.
(계속)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