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독군의 레오파르트 2. 80년대의 사진. (위키피디아)
서독군의 레오파르트 2. 80년대의 사진. (위키피디아)

폴란드의 두다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의 르비우를 방문한 자리에서 폴란드가 레오파르트 2전차 1개 중대분에 근접하는 분량 (14대)을 제공하기로 결정했다고 발언한 것으로 알려졌다.

폴란드는 우크라이나에 보유한 T-72계열 전차 거의 전부를 넘겨주는 중이지만, 그에 더해 레오파르트 2A4전차도 넘겨주겠다고 계속 주장해왔다. 하지만 소유는 폴란드가 해도 제3국 이전은 원 생산국인 독일의 허락이 있어야 하는데, 독일은 지난해 내내 확전 우려나 "중장비 이전은 나토국가들 간에 안 넘겨주기로 합의됐다"는 등의 이유를 들어 계속 거부했다(참고로 이런 합의가 실제로 존재하는 것 같지는 않다).

실제로 폴란드뿐 아니라 스페인도 약 30대 정도의 레오파르트 2A4를 우크라이나에 넘겨주겠다고 했다가 독일의 거부로 무산된 일도 있다.

하지만 작년 연말 무렵부터 폴란드, 스페인등 레오파르트 2계열 전차의 제공의사가 있는 국가들이 우크라이나에 다시 레오파르트 2 전차를 넘겨주겠다고 주장했고, 폴란드는 얼마 전까지도 "보유국들이 함께 넘겨주기로 합의만 하면 우리도 얼마든지 우크라이나에 주겠다" 고 발표해 단독으로 넘길 의사가 없다는 것을 밝힌 바 있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독일이 계속 전차 제공에 회의적인 모습을 보이자, 폴란드측이 '물꼬를 트는' 역할을 자처하고 나선 듯 하다. 일단 소량이라도 제공해 레오파르트 2 제공을 기정사실화 해버리면 독일도 더 이상 다른 나라들의 이전을 거부할 명분이 없어지기 때문이다.

현재 우크라이나에 제공될 것으로 추측되는 바리에이션은 가장 구형에 속하는 레오파르트 2A4로, 폴란드가 현재 100여대를 원래 사양대로 운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단 이 14대의 이전이 성사되면, 폴란드는 M1A2나 흑표등이 입수되는대로 레오파르트 2A4를 우크라이나에 추가로 넘길 것으로 추정된다.

폴란드가 일단 '마중물'을 대고 독일이 더 이상 반대하지 못하게 되면, 레오파르트 2A4를 이전할 다른 나라로는 이미 공여의사를 밝힌 스페인(108대 보유)과 핀란드(139대)가 유력하다. 스페인은 이미 보유분 중 30대의 이전 의사를 밝혔다 독일에게 거부당한 전력이 있고, 주력전차는 219대의 레오파르트 2A6이기 때문에 구형인 2A4를 수십대 이전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핀란드 역시 보유한 2A4는 대부분 치장물자로 보관중인 상태라 수십대 정도의 이전 가능성은 충분히 존재한다.

사실 레오파르트 2A4 자체는 생각만큼 큰 '게임체인저'역할은 하기 힘들다. 기본적으로 오래된 전차이다 보니 T-72라도 현대화 개수를 받은 버전과 비교하면 과연 낫다고 할 수 있을지 의문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어쨌든 제3세대 주력전차인 만큼 러시아 주력전차들 대부분과 맞설 수 있고, 또 나토 국가들 입장에서도 부품등의 후속지원이 T-72등의 구 소련제 전차들보다 용이하다.

설령 우크라이나군이 주력전차는 T-64나 T-72계열등 구 소련제 전차로 계속 끌고 간다 해도, 레오파르트2A4를 일정수량 확보하면 벨라루스등 러시아가 앞으로 공세를 펼칠지도 모르는 다른 방면에서 방어용으로 사용할 전력을 확보하는 셈이니 우크라이나 입장에서는 충분히 환영할만한 장비일 것이다.

무엇보다도, 레오파르트2A4로 서방측 주력전차를 받기 시작하면 다른 전차들도 우크라이나에 공여될 명분이 생긴다. 실제로 폴란드는 흑표등의 대체 전차가 충분히 확보되면 2A4뿐 아니라 2A5까지 일부 공여할 것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고, 미국도 상황에 따라서는 M1계열의 원조도 검토할 수 있다는 의견이 나오기 시작한 듯 하다. 영국도 상징적인 양이기는 하지만 챌린저 2 전차 10여대의 우크라이나 공여가 "불가능하지는 않다"는 입장을 최근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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