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육군은 최근 XM7 소총과 XM250 분대지원화기의 품질검수를 마치고 초도 물량을 101공수사단의 제2 여단에 배치하기 시작했다고 발표했다.

아직은 정식 대량배치의 시작이기 보다는 일선 부대 운용평가에 더 가까운 느낌이지만(이름에서 X도 아직 안 빠진 상태로 발표중), 어쨌든 예정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고 진행되는 느낌이다.

그런데, 이번에 발표된 사진에서는 기존에 나왔던 것과 결정적인 차이가 보인다. 바로 노리쇠 전진기의 실종이다. 원래 시제품에는 달려있던 노리쇠 전진기가 제거된 것이다.

"있었는데 없습니다"
"있었는데 없습니다"

왜 노리쇠 전진기를 없앴을까. 이유는 몇가지 생각해 볼 수 있다.

일단 노리쇠 전진기 자체의 필요성이 줄었다고 판단했을 가능성이 높다. 노리쇠 전진기는 사실 AR의 개발자 유진 스토너 본인이 원해서 붙은게 아니라 미 육군에서 요구해 장착된 것인데, 정작 미 육군도 AR을 실전에서 운용해 본 경험 없이 요구했던 것이다. 

미군에서 가장 먼저 채택된 AR계열 총기는 미 공군이 채택한 M16이지만 이 총에는 노리쇠 전진기가 없었고 그 원형이 된 AR-15에도 없었다. 그 뒤 미 육군이 AR을 채택하면서 노리쇠 전진기를 달아달라고 요구해 XM16E1 과 M16A1으로 발전된 것이다. 설계자인 유진 스토너 본인은 죽을 때까지 미 육군의 요구가 불필요했다고 생각했다.

미 공군의 M16.
미 공군의 M16.

하여간 노리쇠 전진기의 유무는 처음 미 육군이 이걸 요구한 이래 60년이 넘게 지나도록 논란의 대상이다. 일부에서는 꼭 필요하다고 하고, 일부에서는 전혀 필요없다고 주장하지만 대부분의 의견은 '있어도 그만 없어도 그만이지만 기왕 있는거면 놔두는게 안심은 된다' 정도? 어떻게 보면 너무 오랫동안 보던거라 없어지면 불안하다고나 할까?

그렇다면 왜 미군은 60년 넘게 고집하던 노리쇠 전진기를 이번 XM7에서는 없앴을까.

아마도 가장 큰 이유는 다른 대체수단이 생겼다고 판단해서일 것이다. 

AR의 경우, 장전손잡이는 노리쇠와 분리되어있을 뿐 아니라 위쪽 뒤에 있다. 이 때문에 미 육군은 유사시 장전손잡이만으로 즉각조치를 신속하게 하는데 한계가 있다고 생각했고, 그래서 노리쇠 전진기를 따로 추가해 달라고 요구한 것이다.

그러나 XM7은 다르다. 원래 AR스타일의 장전손잡이에 더해 좌측면에도 장전손잡이가 추가된 것이다.

잘 보시면 옆에 장전손잡이가 있는 것이 보인다. 

비록 장전손잡이가 노리쇠뭉치에 직결되어 움직이는 타입은 아니지만, 그래도 위치가 이러면 사수가 쉽게 접근해서 살짝 당겼다 놓아서 불완전 폐쇄된 노리쇠를 밀어주는 정도는 충분히 가능하겠다고 생각한 것이 아닐까.

물론 그와 무관하게 노리쇠 전진기가 아예 필요없다고 판단했을 수도 있다. 노리쇠 전진기의 존재 자체가 수십년에 걸쳐 찬반 논란의 대상이 되었고, 이번에는 이런저런 이유로 반대파가 득세(?) 했을수도 있다. 

여기에 더해 가격과 무게의 감축이라는 측면도 있을 것이다. XM7은 M4A1과 비교해 약 700g정도 무겁다. 이것 자체는 그렇게 큰 차이가 아니지만, 문제는 XM7이 소음기와 XM157 사통장치를 디폴트로 달고 다닌다는 것. 실제로 소음기만 달아도 무게는 4.46kg으로 늘어나며, XM175 사통장치까지 달고 나면 무게는 거의 5kg에 근접할 것이다.

나까지 달리면 무거울것임~
나까지 달리면 무거울것임~

이러면 하다못해 노리쇠 전진기 하나라도 없애 눈꼽만큼이라도 무게를 줄이겠다는 생각이 들 법도 하고, 또 이걸 없애면 가격은 줄고 생산성은 늘어난다는 판단도 있었을 것이다- 눈꼽만치라도 말이다.

사실 노리쇠 전진기가 비싸거나 무겁거나 손이 아주 많이 가는 부분은 아니다. 아래 사진을 보시면 아시겠지만 부품 구성도 매우 단순하다. 실제로 수십년동안 미 육군이 이걸 안 없앤 이유도 없애서 얻는 이익이 미미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XM7은 비용과 무게가 유달리 논란이 되고 있고(그럴 만 하지만), 또 위에서 언급했듯 장전손잡이가 좌측면에 추가된 만큼 필요성이 더더욱 낮아졌으니 이번에는 이거라도 없애서 '푼돈이라도' 아껴보겠다는 생각이 든 것 아닐까.

(솔직히 무게하고 가격 생각하면 좌측 장전손잡이를 없애는게 압도적으로 낫겠지만, 미 육군은 그게 필수적이라고 판단한 듯 하다)

XM7용은 아니지만, 기존 AR용 노리쇠 전진기 부품들.
XM7용은 아니지만, 기존 AR용 노리쇠 전진기 부품들.

하나 더 생각할 수 있는 이유는 '훈련과 교육의 단순화'다. 

장전손잡이가 좌측에 추가됐으면 훈련과 교육 내용에 그걸 어떻게 쓰는지가 교육 내용에 추가되어야 한다. 그리고 뭐가 추가되면 다른 것 하나는 없애는게 좋다. 개인화기는 훈련과 교육이 최대한 단순해야 하니 말이다.

물론 지금까지 확인된 사실은 XM7에서 노리쇠 전진기가 없어졌다는 것, 그리고 그 이유중 무게및 가격 절감이 거의 확실히 포함된다는 것 뿐이다. 나머지는 아직은 추측이다.

어쨌든 이것으로 미 육군에 60년 가까이 버티고 있던 노리쇠 전진기가 서서히 사라지게 생겼다. 다만 기존의 AR계열 총기들(특히 M4카빈)은 최소한 20년은 더 있을테니, 멸종 위기는 아직 걱정할 단계는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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