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용 제식 소총을 의장대가 사용하는 경우는 동서를 막론하고 사실 거의 찾아보기 힘들다.
모두에게 친숙한 예수님.. 아니 이안 맥홀름 님께서 MSBS Grot R을 리뷰하는 영상이다.
MSBS Grot은 폴란드가 2007년부터 개발을 시작하여 2018년에 제식 채용한 소총으로, 모듈러 개념을 도입한 소총이자 폴란드 최초의 서방식 전술교리를 적용한 모델이다. 공산권 시절부터 운용해온 AKM과 FB 베릴 소총을 빠른 속도로 대체하고 있으며, 상당히 우수한 성능을 가진 소총 중에 하나로 손 꼽힌다.
MSBS는 Modułowy System Broni Strzeleckiej(모듈오비 시스템 브로니 스트르쩰레스키)의 약자로, 통합 모듈러 화기라는 뜻이다. Grot은 폴란드어로 "창끝"이라는 의미. MSBS Grot은 총 3가지의 군용 바리에이션과 1개의 민수용 모델이 존재한다. 이 중 C 타입은 소총, B 타입은 비전투원이나 차량 승무원, 공병 등을 위해 개발된 불펍 타입의 모델, 그리고 민수용의 S 타입이다. 하지만 오늘 소개할 물건은 좀 특수한 용도를 위해 개발된 "R" 타입이다.
MSBS Grot R은 폴란드군의 제식 소총인 MSBS Grot C의 "의장행사 전용" 바리에이션이다. MSBS는 Modułowy System Broni Strzeleckiej(모듈오비 시스템 브로니 스트르쩰레스키)의 약자로, 통합 모듈러 화기라는 뜻이다. Grot은 폴란드어로 "창끝"이라는 의미.
현역 제식 소총을 의장대가 사용하는 일은 동서방 진영을 막론하고 그리 흔한 편은 아니다. 이유는 현대의 제식 소총들은 의장 행사에서 이루어지는 퍼포먼스(동작 행사)나 세레모니에 맞지 않는 경우가 많기 때문.
의장대의 행사에 현역 제식 소총을 사용하는 나라는 적어도 서방세계에서는 영국과 폴란드가 거의 유일하다. 아! 대한민국이 2018년부터 국립현충원 등에서 K2C1을 의장용으로 운용 중이니 우리도 그 소수에 포함된다고 할 수 있겠다. 아 물론, 대한민국 국군 의장대원들도 동작 행사에서는 K2C1을 사용하진 않는다.
구경하는 입장에서는 의장대의 퍼포먼스는 그저 멋진 행위로만 보일 뿐이지만, 사실 총을 돌리고 던지고 땅에 찍고 하는 동안 총기가 받는 외부 충격이나 그로 인한 피로도는 상당히 높은 편이다. 행사를 위한 연습 중에 총기를 떨구는 경우도 있고 이런 행위가 자주 반복되다보면 기능 고장은 물론이요 파손 범위도 늘어난다. 게다가 현대 제식 소총들의 각진 형태나 특히 레일이나 탄피막이둑 같이 돌출된 부분들은 행사를 하다가 의장대원들의 부상으로 이어지는 경우도 많은 편이다.
그래서 각국의 의장대원들이 현대 화기를 잘 안 쓰는 거다. 물론 여기에 자국의 전통을 보여주기 위해 상징적인 의미를 지닌 총기를 주어 애국심을 고취시키기 위한 거나, 목제 스톡을 지닌 총에 예복을 착용함으로써 심미적인 부분을 더 강조하는 연출을 위한 부분도 있다. 우리 군도 M1 개런드나 M16A1을 주로 사용하는 편이다. (기자 개인적인 의견을 덧붙이자면 대한식 소총을 소량 생산하여 의장대원들의 사열 및 동작 행사 전용으로 운용하면 멋질 거라고 생각하지만 현실은....)
영국의 경우는 조금 특이한 케이스라고 할 수 있는데, 영국은 사실상 의장대가 존재하지 않는 국가다. 버킹엄 궁전이나 애딘버러 성, 잉글랜드 의회나 스코틀랜드 의회 등에서 볼 수 있는 사열 행사에 동원되는 왕립 근위대원들은 의장대가 아니라 모두 현역 전투병들(대부분 기계화보병이거나 경보병)이다. 이들 왕립 근위대원들은 통상 6개월 단위로 파병 임무 혹은 자대 임무를 수행하고 나머지 6개월을 근위대로 의장 행사를 치룬다. 그렇다보니 "우린 유사시에는 언제든 왕실을 수호하는 전력으로 존재한다"는 의미를 전달하기 위해서 의장행사 전용 총기가 아닌 현용 제식 소총을 사용한다.
위에 링크한 동영상을 보시면 알 수 있겠지만, MSBS Grot R은 행사 전용 총기다 보니 내부 구조도 많이 다르고, 제식 소총에 존재하는 기능들이 생략되는 등의 개조가 이루어진 것을 알 수 있다. 가늠쇠/가늠자 등 기계식 조준기도 간소화 되어 있고, 상부 레일을 커버로 모두 막아 놓거나 개머리판이 접히지 않는 것도 재미있는 부분. 날을 세우지 않고 크롬 도금까지 입혀 놓은 총검이 왠지 장난감스러울 정도로 번쩍이는 것도 나름 재미있고.
뭐, 그렇다구. 후후후후
이상, 플래툰 매거진 김찬우 기자였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