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육군 제3 기병연대가 지난 2월 말, 임무교대식을 가지고 우리나라에 배치됐다.

이들은 기존에 우리나라에 순환 여단으로 배치되어 9개월간 우리나라에서 임무수행을 하던 제2 스트라이커 여단전투단(4사단)을 대체헤 주한미군의 순환여단임무를 맡게 된다.

그런데 여기서 기이한 부분이 있다.

여단을 교체하기 위해 연대가 들어온다? 어째서 기존의 부대를 더 작은 규모의 것으로 교체하면서 감축했다는 발표도 없을까?

이유는 간단하다. 이 부대가 '연대 코스프레를 한 여단'이기 때문이다.

(즉 주한미군 규모 감축은 없다는 이야기)

3기병연대 'Brave Rifles'의 부대마크
3기병연대 'Brave Rifles'의 부대마크

이 부대는 1840년대에 창설된, 미 육군에서 가장 전통있는 부대 중 하나다. 게다가 1941년까지 진짜 말을 타는 기병부대로 운용되었을 정도로 기병부대로서의 전통도 길다.

물론 1942년부터는 말 대신 장갑차량을 운용하는 부대가 되었지만, 그 뒤로도 연대라는 명칭은 계속 유지해 2010년대까지도 기갑기병연대(Armored Cavarly Regiment)로 불렸다.

2010년대부터는 스트라이커 여단전투단으로 개편됐지만...

스트라이커 여단전투단이 되었어도 '연대'라는 이름만큼은 편제와 관계없이 계속 유지하고 있다.

실제로 이 부대는 모든 공식 자료에 여단이라는 호칭을 거의 쓰지 않고 꿋꿋이 '연대'라는 호칭을 쓰고 있고, 여단 사령부도 '연대본부', 여단장도 '연대장'이라는 호칭을 고집하고 있다. 

사실 미군은 꽤 오래전부터 일부 예외를 제외하고 대부분의 연대를 명칭만 남긴 행정적 분류로 변경하고 실제 부대로서 운용하고 있지 않은데, 3기병연대도 실제로는 연대가 아니지만 이처럼 연대로서의 상징만큼은 전통 보존을 위해 꿋꿋하게 남겨놓고 있는 것이다.

여단장이지만 연대장으로 불리는 제3 기병연대의 '연대장'.
여단장이지만 연대장으로 불리는 제3 기병연대의 '연대장'.

전통은 연대라는 이름의 유지만으로 끝나지 않는다. 

위 사진에서 보시면 아시겠지만, 행사에는 이처럼 기병모와 기병도를 착용하고 기병시대의 전통을 지켜오고 있다. 심지어 전투화에도 행사중에는 이처럼 박차를 착용할 만큼 기병대로서의 형식을 지키는데 꽤 진심이다. 

미국 자체의 역사는 다른 나라들보다 짧을지 몰라도 군대나 정부등의 조직 전통은 240년 가까운 기간동안 계속 이어지는 연속성을 자랑하는데, 이처럼 자신들의 역사와 전통을 현대와 잘 조화시키는 모습은 우리도 나름 본받을 부분이 있지 않을까 싶다.

어쨌든 이 '여단급 연대'는 앞으로 9개월간 한미 연합사단 소속으로 임무를 수행한 뒤 미 본토로 귀국하게 된다.

행사 때는 '연대원'들이 이처럼 박차를 차고 나온다
행사 때는 '연대원'들이 이처럼 박차를 차고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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