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르웨이의 탄약업체 NAMMO는 현재 2중목적 무선입력식 공중폭발 고폭탄(HEDP-RF)를 생산중이다. 수년 전 처음 공개된 이 탄약은 40x53mm, 즉 40mm 고속유탄발사기용 탄약(보병용 유탄발사기로는 쓸 수 없음)으로, 공중폭발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거리만 입력하면 원하는 곳에서 공중폭발시킬 수 있다.

하지만 2중목적 고폭탄, 즉 HEDP라는 분류에 걸맞게 이 유탄은 필요하면 표적에 직격시켜 장갑판이나 콘크리트등을 뚫고 그 뒤의 적에게 피해를 주는 관통능력(성형작약)도 갖추고 있다.

균질압연 강판 기준으로 65mm, 콘크리트 기준으로 185mm를 관통하는 모습이 위의 동영상에서도 잘 보여지고 있다.

특히 이 유탄이 주목할만한 부분은 유탄에 필요한 거리를 입력하기 위해 유탄발사기 자체에 특별한 개조를 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기존의 Mk.19나 K4, HK GMG등의 40mm 고속유탄발사기라면 별도 개조 없이 그대로 사격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공중폭발 모드냐, 직격모드냐를 선택하거나 공중폭발 모드에서 거리정보를 입력하는 등의 사격제원 장입은 발사기 외부에 설치된 안테나를 통해 이뤄진다. 이 안테나가 전파를 쏘면 발사되는 유탄이 그 전파를 받아 자동으로 필요한 제원(모드나 거리 등)를 입력받는 것이다.

위 동영상은 원격총탑(RWS)의 사통장치에 있는 거리측정기와 안테나가 연동되지만, 사통장치의 도움을 받지 못하는 수동식 거치 발사기에도 MPU라 불리는 외장식 거리장입기를 이용해 이 탄을 운용하는게 가능하다.

RWS와 결합될 경우 HEDP-RF탄은 드론 요격에도 사용 가능하며 이 모습은 위 동영상에도 나와있다. RWS는 실시간으로 거리측정을 할 수 있으므로 드론에 대해 공중폭발로 요격하는 것도 가능하다는 것이다.

지난 20년 사이 미국이나 스웨덴등에서는 Mk.47등 공중폭발 유탄을 운용할 수 있는 40mm 고속유탄발사기를 새로 개발해 운용하느라 애썼지만 고가의 발사기와 사통장치를 별도로 생산해야 하는 만큼 보급이 원활하지 못했다. 미 육군과 해병대는 여전히 오래된 Mk.19계열 발사기에 대부분 의존하고 있다.

그런 가운데 이처럼 발사기 자체의 개조나 신규개발 없이도 공중폭발 유탄을 운용할 수 있는 외장형 솔루션이 나왔다는 것은 흥미로운 부분이다. 심지어 2중목적 고폭탄의 관통력도 이전의 동종 탄약보다 개량되었는데, 우리나라도 기존 K4의 능력을 발사기 자체를 새로 조달하지 않고도 극대화할 수 있다는 점에서 비슷한 방향으로 연구개발을 해 볼 가치가 있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