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군의 PzH2000
우크라이나군의 PzH2000

 

지금까지 우크라이나군에 총 15문의 PzH2000 자주포가 들어가 있다. 현재 성능면에서 자타공인 세계 최강의 이 자주포는 숫자는 적지만 60발의 포탄을 최대 발사속도(1분당 10발)로 쏘면 단 6분만에 퍼부을 수 있어 돈바스등 우크라이나군의 최전선에서 상당한 화력을 발휘하고 있다. 게다가 현재 우크라이나에 공급된 각종 사거리 연장탄(베이스 블리드 탄 등) 덕분에 50km대의 사거리를 발휘하는 만큼 이 포의 중요성은 결코 무시할 수 없다.

하지만 문제는 이것이 그냥 계속 쏘기만 하면 되는 문제가 아니라는 것. 최근 슈피겔등 독일 언론들이 우크라이나에서 운용중인 PzH2000이 보이는 문제들에 대해 보도중이다.

현재 PzH2000 자주포들은 우크라이나에서 한 문당 일 평균 100발씩을 쓰고 있다는데, 이 양 자체는 그렇게 이례적인 것은 아니다. 문제는 이 포들이 거의 쉼 없이 매일같이 쏘고 있다는 것. 지금까지 이 포가 이렇게 지속적으로 사용이 멈추지 않고 계속된 사례가 없다.

그로 인해 15문 중 현재 7문이 이런저런 형태의 고장으로 인해 원래 예상된 성능을 발휘하지 못하는 상태라고 한다. 독일측에서는 우크라이나군이 포를 너무 자주 쏜다고 나무라는 분위기지만, 우크라이나군을 비난하기도 힘든 상황이다. 러시아군과의 포병 화력 대결에서 그나마 수는 적어도 질적으로 우위인 이 포가 쉬기도 어려운 상황이었으니 말이다.

우크라이나측의 운용미숙도 무시할 수 없을 것이다. 원래 PzH2000의 운용요원 교육과정은 6개월이다. 이걸 크게 줄였다는데, 짧은 기간에 비해서는 우크라이나측이 열성적으로 많은 것을 배웠다고 하나 압축된 교육과정의 부작용이 없지는 않았을 것이다. 특히 유지보수라는 측면에서는 나름 부작용이 있지 않았을까.

또 다른 문제는 탄약이다. 처음부터 PzH2000용으로 제작된 탄약들은 아무 문제가 없지만, 타국에서 NATO표준으로 만들어진 탄약들 중에는 써 보니 PzH2000의 자동장전장치등에서 고장을 일으키면서 수동장전에 의존할 수 밖에 없거나 아예 운용이 안되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이론상으로는 NATO표준 탄약과의 호환성이 있어야 하지만 그렇지 못하다는 점에서 우크라이나 뿐 아니라 타국의 전시 운용에도 문제가 생길 수 있어 심각하게 받아들여지고 있다고 한다.

포 자체가 원래부터 '완전한'상태는 아니었다는 점도 감안해야 한다. 이 포들은 새로 생산한게 아니라 독일과 네덜란드에서 제법 사용된 중고 자주포들을 정비해서 보낸 것들이다. 물론 대대적으로 정비를 했다고는 하지만, 짧은 시간에 우크라이나에 보내느라 나름 서둘렀다는 점을 감안하면 포에 따라서는 상태가 다소 미흡한 것이 있었을 수도 있다는게 독일 언론들의 추측이다.

어쨌든 독일은 PzH2000용 예비부속을 꾸준히 우크라이나에 공급하는 한편으로 우크라이나측과의 지속적인 의사소통으로 운용 관련 피드백을 주고받고, 또 폴란드에 임시 정비센터를 개설해 현지에서 우크라이나측이 정비하지 못할 정도의 큰 고장은 폴란드에서 수리하게 만들 예정이다. 역시 아무리 우수한 무기도 지속적인 유지보수와 피드백 없이는 정상적으로 운용될 수 없다는 사실이 이번 전쟁에서 또 드러나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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