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u-88
Ju-88
Ju-188
Ju-188

 

영국이 독일의 공습을 마지막으로 받은 것은 언제일까. 이미 패전이 거의 확정되다시피 한 1945년 3월 17일에도 독일 공군 폭격기 한 대가 영국 본토에 폭탄을 떨어트리고 도망갔고, 그보다 약 2주 전인 3월 3일~4일에도 독일 공군의 야간전투기 편대가 영국 폭격기들을 노리고 영국 본토까지 침투, 24대의 영국군 기체를 격추시키고 9대에 손상을 입혔다(그 댓가로 22대가 격추당하고 12대가 손상을 입었으니 전혀 수지맞는 장사는 아니었지만…). 

그 뒤 3월 27일에 V2미사일이, 29일에는 V-1이 떨어진 것을 마지막으로 영국 본토에 대한 독일의 공격은 끝났다… 고 생각했지만, 실은 한 번이 더 남았다.

4월 21일, 노르웨이에 주둔한 독일 공군의 12대의 Ju-88과 6대의 Ju-188 폭격기가 어뢰를 달고 발진해 스코틀랜드 해안으로 향했다. 이들의 임무는 영국 및 연합군의 선박들을 한 척이라도 더 격침하려는 것. 제공권 자체로만 따지면 이미 연합군이 하늘을 지배하고 있었지만, 저공비행으로 레이더를 피해 영국 해안에 접근하면서 보이는 배를 한 척이라도 잡아보자는 심산이었다.

사실 이들의 공격은 나름 성공 가능성이 높았다. 연합군은 전쟁 말기의 독일 공군에 아직 이 정도 전력이 영국 해안선에 대해 공격을 가할거라는 예상을 못했다. 게다가 저공비행으로 레이더를 피해 접근까지 하면 거의 완벽한 기습이 가능했다.

…하지만 안될 놈은 뭘 해도 안된다.

도중에 이들은 45대의 영국 폭격기들과 마주쳤다.

이 영국 폭격기들은 덴마크의 독일군을 공격하려고 출격했으나 현지 기상 악화로 작전을 취소하고 귀환하던 중이었다. 즉 원래대로면 독일 폭격기들과 마주칠 일이 없던 것이다.

발각된 자체도 운이 없지만, 더 운이 나쁜 것은 이 폭격기들이 그냥 폭격기가 아니라는 것. 바로 모스키토였다.

...쟤네 정신 못차렸네? 참교육 좀 시켜야겠다
...쟤네 정신 못차렸네? 참교육 좀 시켜야겠다

 

모스키토는 폭격기지만 속도가 당시의 일선급 전투기들과 비교해도 꿀리지 않는 아주 빠른 폭격기였다. 제대로 된 독일 전투기들이 상대였다면 맞서 싸우지 않고 도망가는 쪽을 택했겠지만, 상대는 모스키토보다 더 느린 독일 폭격기였다.

“아니 쟤네가 아직 정신 못차렸네?”

처음에는 아직도 영국을 공격하려는 독일 폭격기가 남아있다는 사실 자체에 벙 쪄있던 영국 조종사들이었지만, 곧 이 정신 못차린(?) 독일놈들을 훈육(?)하려 덤벼들었다. 하필이면 이 모스키토들은 그냥 폭격형도 아니고 FB, 즉 전폭기형이라 기수에 직접 기관총들이 달려있었다. 즉 전투기처럼 곧바로 기총소사가 가능한 물건이었다. 폭격기를 상대로 공대공 전투를 벌이기에 안성맞춤이었던 셈이다.

독일 폭격기들은 최대한 빨리 어뢰를 떨어트리고 방어용 기관총을 쏴대며 피신했다. 누가 봐도 작전은 실패했던 것이다. 

하지만 아무리 서둘러도 전투기나 다름 없는 적 폭격기를 만난 댓가는 혹독했다. 8대의 Ju-88과 1대의 Ju-188이 격추당했고 나머지 기체들도 대부분 크고작은 피해를 입은 채 귀환했다. 반면 영국이 잃은 손실은 사실상 독일군 잡느라 쏜 총알 정도였다.

결국 전쟁 말기에 독일이 영국 본토에 가한 최후의 공격은 대실패로 끝나고 말았다. 정말 안되려면 뭘 해도 안될 때가 있지만 이 때의 독일군이 그걸 뼈저리게 느끼지 않았을까?

참교육(?)의 결과. 동영상 캡춰. 당시 실제로 영국측이 촬영한 사진이라고 한다.
참교육(?)의 결과. 동영상 캡춰. 당시 실제로 영국측이 촬영한 사진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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