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란쌈 개런드 썸 채널이 정말 희귀한 동물 아니 총을 리뷰했다. 바로 AN-94다. 현재 알려진 것으로는 미국에 딱 두 자루 있고 그 중 하나가 민간 업체, 또 하나가 정부 소유이니 건튜버가 리뷰 가능한 것은 사실상 이 총 하나라는 이야기다.

AN-94는 아시는 분들은 다 잘 아시겠지만 1990년대에 러시아군이 차기 제식소총으로 채택한 소총이다. 그러나 실제 생산량은 10년 정도의 생산기간 동안 연 100~300정 사이. 다 합쳐서 수천정이 생산되었을 뿐이라고 한다.

사실 AN-94는 해당 동영상에서도 이야기하지만 컨셉은 정말 신박하고 그 컨셉을 나름 꽤 잘 실현한 편이다. 2발 점사는 단 0.001초 간격으로 발사되고, 완전자동도 처음 2발(경우에 따라서는 3발)도 같은 속도로 이뤄진다. 

그 때문에 2점사 사격시에는 '두 발을 쏜다' 라기 보다는 '한 번에 두 발이 동시에 발사된다'는 표현이 어울리는 수준이다. 즉 총구가 거의 들리기 전에 두 발이 발사되므로 거의 대부분의 경우 같은 곳에 두 발이 명중한다고 보면 된다.

실제로 계란쌈 개런드 썸 채널의 리뷰에서도 무려 100야드(약 90m)까지도 두 발이 유효한 수준의 탄착군으로 표적에 명중하는 것을 보면 이 컨셉 자체는 제대로 구현만 되면 무시 못할 효과가 있을 것 같다.

그러나, 이 채널 자체에서도 언급했듯 여기에는 상당한 문제가 있다.

총이 생산성도 지속성도 너무 낮았다는 것.

 

해당 동영상을 보시면 아시겠지만, AN-94의 작동방식은 꽤나 복잡하다.

두 발을 아주 짧은 간격으로 발사하면서 동시에 반동도 최대한 억제하려다 보니, 이 총은 총열이 앞뒤로 왕복하는 방식이다. 그것도 왕복 거리가 아주 짧은 쇼트 리코일 방식도 아니고 롱 리코일 방식, 즉 총열 자체가 탄 전체 길이 이상으로 길게 왕복하는 방식이다. 게다가 롱 리코일 방식이라고 해도 노리쇠뭉치 자체의 폐쇄와 개방은 가스 피스톤 방식으로 이뤄진다. 즉 총열 복좌 구조와 가스압 작동 구조가 겸비된 정말 흔치 않은 구조인 것이다.

그리고 더 신박한(혹은 괴랄한) 부분은 2점사때 벌어진다. 2점사 사격시에는 총열이 앞뒤로 한번 왕복하는 동안 노리쇠뭉치는 두 번 움직인다. 그리고 이렇게 되면 기존의 전통적 급탄 방식으로는 탄을 필요한 위치에 놓을 수가 없으므로(노리쇠뭉치의 위치가 일정하게 왕복하는게 아니니), 케이블과 도르래를 이용하는 기묘한 급탄기구를 통해 탄을 탄창의 위치보다 먼 곳으로 끌어서 급탄시키는 방식을 쓴다.

물론 이게 문제가 없는게 아니다. 아래 링크는 기본분해가 된 사진이다.

AN-94의 기본분해 모습

사진을 보시면 아시겠지만, AK는 물론 서방의 AR계열등과 비교해도 아니 왜 이래? 싶은 애매한 배열이다. 그리고 이것은 자연스럽게 가격의 상승과 생산성 하락으로 이어진다. 게다가 야전에서의 정비성 문제도 만만치 않을 것이다.

결국 러시아도 이론과 실제는 다르다고, 이 총의 양산은 포기하고 AK시리즈의 양산으로 때우다가 차기 소총을 AK시리즈의 연장선상에 있는 AK-12로 채택해 버렸다. 

신박한 컨셉은 좋지만, 결국 생산성의 문제가 발목을 잡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다. 더군다나 러시아의 품질관리 능력을 생각하면 이 총이 파국을 맞는 것도 필연적인 일이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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