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기 22세기에도 영원히 고통받는 케이(K)

공상과학 장르의 미디어에 한 획을 그은 가상의 무기들이 있습니다. '스타워즈' 시리즈에 등장한 라이트 세이버, '스타트렉' 세계관을 관통하는 만능 휴대용 병기 '페이저(Phaser)' 등이 대표적인 케이스라 할 수 있습니다. 영화 속에 등장하는 상상 속의 무기들은 남녀노소 가리지 않고 공상과학 장르를 좋아하는 분들께 꿈과 희망을 선사하고 또 개중에는 무기 개발 분야에 종사하시는 분들에게 영감을 주어 실제로 구현이 되거나 기술 발전에 큰 족적을 남기는 사례로 발전하기도 합니다. 

비단 무기 뿐 아니라 공상과학 장르에 등장하는 많은 소품들이나 아이디어들은 실제로 현실로 이루어져 우리들의 삶을 풍족하게 해주고 있습니다. 로봇 청소기, 스마트폰, 태블릿 컴퓨터, 잠수함, 달 탐사선 등 셀 수 없이 많지요. 

공상과학 장르 영화에 등장한 수 많은 총기들 중에서 아마도 이보다 더 유명하고 멋진 총이 과연 몇이나 있을까 싶을 정도로 정말 멋진 녀석, M41A 펄스 라이플.  
공상과학 장르 영화에 등장한 수 많은 총기들 중에서 아마도 이보다 더 유명하고 멋진 총이 과연 몇이나 있을까 싶을 정도로 정말 멋진 녀석, M41A 펄스 라이플.  

오늘 소개할 총도 영화사, 아니 공상과학 장르의 미디어에 한 획을 그은 총 중에 하나입니다. 1986년에 등장한 이래 수 많은 영화와 게임, 만화, 애니메이션, 라이트 노벨, 그래픽 노블 등의 장르에 등장한 가공의 무기들에 어마무시한 영향을 끼친 총이자, 다소 "뜬금없고 황당무계한" 설정보다 "무언가 요즘 총이랑 얼추 비스무리한" 컨셉이 오히려 더 직관적이고 더 잘 받아드려진다는 공식을 성립한 물건이기도 합니다. 헤일로 시리즈나 그 전신인 마라톤 시리즈 같은 FPS 게임은 물론, 폴아웃 시리즈의 가우스 소총도 사실 이 총에서 받은 영향이 결코 적지 않습니다. 

바로 미 합중국 식민지 해병대의 주력 소총, M41A 펄스 라이플입니다. 

1986년에 개봉한 '에일리언 시리즈'의 2번째 작품, '에일리언 2(영문 원제는 Aliens)'에 등장한 M41A 펄스 소총을 파지하고 있는 엘런 리플리(시고니 위버). 펄스 라이플 특유의 발사음과 함께 리플리가 에일리언들을 끔살하는 장면은 정말 평생 잊을 수 없을 정도로 압권 그 자체였죠. 
1986년에 개봉한 '에일리언 시리즈'의 2번째 작품, '에일리언 2(영문 원제는 Aliens)'에 등장한 M41A 펄스 소총을 파지하고 있는 엘런 리플리(시고니 위버). 펄스 라이플 특유의 발사음과 함께 리플리가 에일리언들을 끔살하는 장면은 정말 평생 잊을 수 없을 정도로 압권 그 자체였죠. 

'에일리언' 시리즈에 등장하는 M41A 펄스 라이플은 서기 2170년대 후반에 미 합중국 육군 및 미 합중국 식민지 해병대가 제식 채용한 주력 소총으로, 개발은 미시건 주에 본부를 두고 있는 가상의 군산복합체, Armat Battle Systems Corporation이라는 업체가 생산한 것입니다. 설정 상 2150년대부터 미 합중국은 기존의 기계식 뇌관 격발 소총들을 대체할 사업을 진행하였고, 이에 연구를 거듭하여 탄환을 대체하는 무탄피 방식의 캐이스리스 탄환을 기계식 구조가 아닌 전자식 격발장치로 발사하기에 '펄스(Pulse) 라이플이라고 하는 것이지요.

M41A 펄스 소총은 심지어 실총 리뷰의 끝판왕이시자 구세주이신 우리 예수님께서도 한 번 자세하게 다루어 주셨을 정도로 총기 세계에 미친 여파가 어마무시합니다. 
M41A 펄스 소총은 심지어 실총 리뷰의 끝판왕이시자 구세주이신 우리 예수님께서도 한 번 자세하게 다루어 주셨을 정도로 총기 세계에 미친 여파가 어마무시합니다. 

이 소총은 기존에 5.56mm NATO 규격에 열화우라늄 탄두를 사용한 Weyland Storm 소총을 대체하기 위해 개발됨과 동시에, 우주 공간에서도 운용이 가능하게 격발 장치를 기존의 뇌관 타격식에서 전자 펄스 격발식으로 교체한다는 이른바 Marine 70 Program이라는 미 합중국 차기 소총 개발 프로그램으로 시작되었습니다. 그렇게 탄생한 M41E 소총의 성능에 만족한 미 합중국 국방성이 2171년에 제식화한 소총이 바로 M41 펄스 라이플이며, 영화에 등장하는 모델은 한 차례 개량이 이루어진 M41A 소총입니다. 

NERF사에서 출시한 장난감도 있습니다. 어린 연령층을 위한 제품이라 컬러링 면에서 아쉬운 부분들이 있지만 그래도 M41A 특유의 형상과 디테일을 잘 살려놓은 것이 특징입니다. 
NERF사에서 출시한 장난감도 있습니다. 어린 연령층을 위한 제품이라 컬러링 면에서 아쉬운 부분들이 있지만 그래도 M41A 특유의 형상과 디테일을 잘 살려놓은 것이 특징입니다. 

설정 상에서는 10mm x 24라는 신형의 철갑고폭탄을 사용하고 무려 한 탄창에 99발을 장탄할 수 있으며, 여기에 추가로 30mm 구경의 유탄(U1 유탄발사기)도 운용 가능한 일종의 복합소총입니다.(나중에 일체형 유탄발사기까지 달린 건 너무 무거워서 모듈러 개념을 도입, 유탄발사기를 탈착할 수 있는 M41A2라는 소총이 게임 시리즈에 등장하기도 합니다). 심지어 '탄창의 용량은 최대 99발까지 장탄 가능하지만 실전 경험이 풍부한 장병들은 탄창의 매끄러운 급탄 성능을 유지하기 위해 89발에서 95발 정도를 장탄하고 다니는 것이 보통이었다'라는 깨알같은 설정까지 가미되어 있었습니다. 역시 희대의 밀덕 영화감독인 제임스 캐머런 다운 디테일이 아닐 수 없지요.

아예 레고로 M41A를 완벽 재현한 해외 괴수도 있습니다. 
아예 레고로 M41A를 완벽 재현한 해외 괴수도 있습니다. 

전기 격발을 위한 배터리 및 구동 시스템은 운반 손잡이 내부에 내장된다는 설정도 있습니다. M41A 소총의 거대한 운반손잡이의 형태까지 잘 커버하는 디테일이라고 볼 수 있지요. 이 밖에도, 잔탄수를 확인할 수 있는 카운터에 장병들의 다양한 신체 사이즈를 커버할 수 있도록 길이 조절이 가능한 인입식 개머리판까지 달려 있으며 총 중량은 4.9 킬로그램, 길이는 개머리판을 최대로 수축할 시 69.5cm(최대 연장 시 89cm), 분당 발사 속도는 900발(탄속은 무려 4798 Joules!!), 그리고 유효사거리는 500M(최대사거리는 2100M)의 어마무시한 성능을 발휘하는 소총입니다. 

SNOWWOLF사의 M41A 펄스 소총 에어소프트건. 전동건입니다. 완성품으로썬 이 제품이 현존하는 가장 최고의 펄스 소총 재현 모델입니다. 개인적으로는 GBB로 출시되었으면 더 좋았을 것 같긴 합니다만. 하지만 진정한 괴수는 따로 있었으니....
SNOWWOLF사의 M41A 펄스 소총 에어소프트건. 전동건입니다. 완성품으로썬 이 제품이 현존하는 가장 최고의 펄스 소총 재현 모델입니다. 개인적으로는 GBB로 출시되었으면 더 좋았을 것 같긴 합니다만. 하지만 진정한 괴수는 따로 있었으니....

아 물론 상기한 설정들은 어디까지나 영화 및 게임에 등장하는 수치일 뿐이고, 실제 영화에서 사용된 프롭건들은 톰슨 기관단총에 레밍턴 870 산탄총을 잘라서 서로 접합한 뒤 산탄총 부분에는 SPAS-12 산탄총의 파츠 일부를 조합해 놓은 것에 불과합니다. 이 프롭건의 제작은 영국의 영화 소품 전문 제조 업체인 Bapty & Co에서 제작했습니다.

에어소프트건 마개조의 끝판왕, Plasso님의 M41A 펄스 라이플 제작기입니다. "괴수"란 바로 Plasso님 같은 분을 두고 하는 말이겠죠. ㅎㅎㅎ 아.. 이 분 언젠가는 꼭 취재를 해야 하는데....

총 7정의 프롭건이 제작되었지만 이 중 5개는 아예 작동이 되지 않는 순수 더미건이었고, 유탄발사기 역할을 하는 산탄총 부분이 작동되는 모델도 한 정에 불과했기 때문에, 에일리언 2(영문 원제는 Aliens) 촬영 당시 배우들은 더미와 프롭건을 돌려쓰곤 했다고 합니다. '무탄피'라는 설정이지만 영화를 촬영할 당시에는 CG 기술이 좋지 못해 작중에 .45 ACP 탄의 탄피가 버젓이 튀어 나가는 '옥의 티'도 볼 수 있습니다. 

M41A 펄스 소총은 영화의 인기에 힘 입어 톰슨 기관단총에 펄스 라이플 형상을 입혀주는 이른바 컨버젼 킷이 북미 민수 총기 시장에 등장하기도 했고 아예 9mm 파라벨럼 탄을 사용하는 완성 총기도 있습니다. 에어소프트건이나 너프건, 물총, 심지어 수정탄이 발사되는 모델도 나왔지요. 심지어 레고로 만드신 용자도 계십니다. 뭐 여기까지는 M41A 펄스 소총에 관한 이야기구요. 

그....런데 말입니다. ㅎㅎ

만약에 에일리언 시리즈가 정말 앞으로 다가올 미래라고 가정을 하고.. 근데 미 합중국 식민지 해병대의 차기 소총 개발사업에 Armat Battle Systems Corporation이 아닌 대한민국의 모 업체가 선정되었다면... 그리고 그 업체가 개발한 '케이(K)' 펄스 라이플이 2170년대 후반에 이르러 미 합중국 및 대한민국의 제식 소총이 되었다면 과연 어떤 형태가 되었을까요?  

22세기에도 영원히 고통받는 케이(K).... 아아아 저 유탄발사기의 그립 좀 보세요 아아아아 
22세기에도 영원히 고통받는 케이(K).... 아아아 저 유탄발사기의 그립 좀 보세요 아아아아 

그래서 한 번 그려보았습니다. 어떻습니까? 나름 훌륭하지 않습니까? ㅇㅎㅎㅎ

다행인지 불행인지 잘은 모르겠습니다마 아직 2024년입니다. 네엡. 

이상, 김찬우 기자였습니다. 

p.s. 사실 영화 제작 중에 Bapty & Co 관계자들은 당시 전세계 밀덕들과 총덕들에게 큰 인기를 얻고 있던 헤클러 운트 코흐사의 MP5를 베이스로 펄스 소총을 만들 계획을 세웠었고 헤클러 운트 코흐에서도 꽤나 적극적으로 대시를 했지만 제임스 캐머런 감독이 반대를 하여 무산된 역사가 존재합니다. 근데 감독님이 반대하셔서 참으로 다행이라고 생각해요. 아무리 그래도 펄스 라이플에 MP5는 쫌 아니죠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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