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격테스트중인 SM-6 함대공 미사일 (US NAVY)
요격테스트중인 SM-6 함대공 미사일 (US NAVY)

최근 예멘 후티 반군이 홍해에서 상선 공격을 잇따라 벌이는 가운데, 여기에 대응하기 위한 미 해군 구축함과 전투기들이 연일 드론 및 대함미사일 공격을 막아내고 있다. 그런 가운데, 그 동안 우려되던 공격수단이 현실화됐다. 바로 대함 탄도미사일이다.

지난 26일(현지시각)에는 미 해군의 구축함 라분(USS Laboon)과 슈퍼호넷 전투기가 12대의 공격용 드론과 2발의 대함 순항미사일, 그리고 3발의 대함 탄도미사일을 막아낸 것으로 발표되었다. 사실 이 발표가 대함 탄도미사일(ASBM)이 이곳에서 보고된 첫 사례도 아니다. 얼마 전에도 상선 한 척 주변에 대함 탄도미사일이 떨어져 경미한 피해가 보고되는 등, 아직 숫자가 많지는 않으나 대함 탄도미사일 사용 사례가 11월부터 보고되고 있는 실정이다.

정확히 어떤 미사일들이 사용됐는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고 있으나, 후티 반군과 이란과의 연계를 생각하면 이란제 미사일이 사용됐을 가능성이 아주 높다. 이란은 지난 10여년 사이에 파테-110 탄도미사일을 개조한 몇 종류의 ASBM을 개발했고 2020년에는 사거리 700km의 ASBM도 공개한 바 있다.

이들 ASBM은 현재로서는 주로 레이더 탐색기를 이용해 목표에 유도되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구체적인 내용은 알려지지 않은 면이 더 많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이제 ASBM이 진짜 대함 공격용으로 실전에 사용되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홍해 지역에서 작전중인 미 해군 (US NAVY)
홍해 지역에서 작전중인 미 해군 (US NAVY)

기존의 대함 순항미사일은 기술의 발달로 요격 성공률이 크게 높아진 것이 사실이다. 반면 탄도미사일은 이야기가 다르다. 순항미사일 요격능력은 개함방공 차원이면 상당히 소형의 저사양 함선에서도 일정부분 가능한 시대이지만, 탄도미사일 요격능력은 이지스급 내지는 유사 능력을 갖춘 함정들 이외에는 기대하기 어려운 것이 사실이기 때문이다. 심지어 이지스함이라도 SM-6정도의 최신 요격 미사일을 갖추지 않고 기존의 SM-2정도만 갖췄다면 요격을 기대하기가 매우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미국에서는 구체적인 요격수단은 밝히지 않았으나, SM-6를 사용해 ASBM을 요격한 것으로 추정된다.

여기서 문제가 대두된다. 바로 우리나라다. 우리나라는 이미 ASBM을 실전배치한데다 기술적으로 이란보다 확실히 우세한 중국이 바로 옆에 있고, 더 가까이에는 이란이 가진 것은 그들도 가졌을 것으로 추측해야 할 북한이 있다. 북한은 천안함 사건에서도 보듯 평시에도 무슨 짓을 할지 예측이 안되는 곳이고, 중국도 전쟁이 나면 우리에게 확실히 ASBM공격을 가할 곳이라는 사실은 굳이 설명이 必要韓紙?

그 동안 ASBM은 항모 정도의 고가치-대형 표적에 주로 쏠 것이라고 간주됐다. 대함 순항미사일에 비해 크고 비싸며 정확도가 의심되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이번 후티 반군은 항모가 아니라 무려 상선에 대해서도 쏴대고 있다. 즉 구축함이나 초계함 정도의 자산들도 이제는 ASBM의 표적이 되는 시대가 된 것이다. 항모가 없는 우리 해군도 이제는 생존을 위해 ASBM 대응 능력이 필요한 시대가 확실하게 열린 것이다.

이란이 공개한 대함탄도미사일. 후티가 사용한 것과 동일 기종인지는 아직 미확인 (wikipedia)
이란이 공개한 대함탄도미사일. 후티가 사용한 것과 동일 기종인지는 아직 미확인 (wikipedia)

그나마 우리나라 해군은 현재 도입중인 세종대왕급 배치2에서 SM-6을 포함한 탄도미사일 요격능력을 초보적으로라도 확보했고 세종대왕급 배치1도 업그레이드를 통해 탄도미사일 요격이 어느 정도 가능하게 만들 수 있다. 또 차기 한국형 구축함(KDDX)에도 탄도미사일 요격능력이 어느 정도 갖춰진 국산 신형 함대공 미사일이 장착되는 등, ASBM 대처능력이 조금씩 갖춰지는 분위기이기는 하다. 

하지만 우리 해군에는 아직 개함방공조차 안되는 초계함과 호위함(포항급과 울산급)이 도합 7척이 운용중이고, 이를 대체중인 차기 호위함들(인천-대구-충남급)들도 아직 ASBM대처능력은 없다. 즉 광역방공함이 없는 상태에서 ASBM공격을 당하면 속수무책이라는 이야기다. 그런 점에서 보면 장기적으로는 호위함 전부는 무리라 해도 최소한 AESA를 갖춘 충남급및 그 이후의 배들에는 ASBM 대응능력도 -최소한 개함방공 능력 정도라도- 갖추도록 개량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참고로 일부에서는 SM-6정도의 미사일은 사거리가 짧으니 사지 말고 SM-3만 사서 쓰자는 주장도 하지만, SM-3의 요격고도나 거리는 외려 사거리 수백km급의 ASBM 상대로는 ‘오버’인 것이 사실이고 가격도 엄청나게 비싼 만큼 SM-3 도입여부와는 상관없이 SM-6나 기타 유사한 급의 미사일도 같이 갖춰야 할 것이다. 원래 방공체계는 사거리가 긴 것과 짧은 것을 조합해서 쓰는거지, 긴 것 있으니 짧은 것은 필요없는게 아니기 때문이다. 심지어 SM-2도 SM-6로 대체되는게 아니라 함께 운용될 판이니, SM-3로 SM-6역할까지 맡기면 된다는 주장은 문제가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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