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우크라이나를 공격중인 러시아군 공격헬기 두 대(각각 Ka-52와 Mi-28)가 기묘한 행동을 하는 모습이 포착됐다.

비행중 위로 상승하면서 로켓을 위를 향해 일제사격한 것이다. 한 대만 그런게 아니라 그 뒤를 따르는 또 다른 헬기도 똑같이 행동했으니, 이것이 우연이 아니라 나름 의도된 행동임은 쉽게 짐작할 수 있다.

헬기나 항공기에서 로켓을 사격할 때는 아래를 향해 쏘는게 상식이다. 지상을 사격하는 것이니까. 그런데 이들은 왜 위로 쐈을까.

위에 링크된 동영상의 해설에 따르면, 실은 냉전시대 구 소련군 공격헬기 전술중에 이런 것이 있다고 한다. 영어로 Hit and Climb, 즉 '발사후 상승'이라고 번역할만한 전술이라는데, 약 20도 상방을 향해 로켓을 일제사격한다는 것.

이것은 목표지점 주변의 적 방공망이 강해 평범하게 접근해서 직사 공격을 하기 힘들다고 판단할 때 하는 것으로, 위를 향해 쏘는 만큼 사거리가 더 늘어나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또 목표가 언덕등의 장애물 뒤에 있을 때에도 사용하는 전술이라고 한다. 한마디로 헬기를 마치 다련장 로켓(방사포) 처럼 쓰는 셈이다.

다만 그 효과는 구 소련시절에조차 의문시됐다고 한다. 너무 당연한 것이, 직사로 쏠 때에도 탄착군이 넓어 정밀도를 기대하기 힘든게 무유도 로켓이다. 그걸 곡사로, 그것도 날아가는 헬기에서 쏘면 과연 목표 근처까지 날아가는게 얼마나 될지는 심히 의문이다. 아무리 수십발을 한꺼번에 쏟아붓는다고 해도 말이다.

구체적으로 어떤 표적에 대해 어떤 상황에서 쏜 것인지 자세히 파악하기 전에는 저것이 바보짓인지 나름 창의적인지 판단하기 힘들지만, 냉전시대에도 실용성이 의문시된 전술이 무려 2022년에 부활한 것은 참 흥미로운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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