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의 T-62 계열 전차들이 최근 우크라이나에 실전투입되면서 이를 비웃는 목소리가 제법 있다.
하지만 웃을 일만은 아니다.
이 전차들은 러시아 정규군이 아니라 돈바스 지역에서 징집된 친러 의용군들에게 주로 지급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배치되는 지역도 상대적으로 전투가 덜 치열한 남부나 북부 중심인 것으로 알려졌다(격전중인 동부에 배치된 차량도 없지는 않은 듯).
즉 이 전차들의 배치는 전차부족 때문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주력 전차들을 그만큼 격전지의 정규군에게 더 돌리기 위한 수단이기도 하다.
또한 아무리 구식이라 해도, 어쨌든 T-62정도면 여전히 없는 것 보다는 낫다. 현재 배치되는 차량들은 대부분 장갑도 어느 정도 강화된 T-62M계열이라 최소한 RPG-7정도는 어느 정도 버틸 수 있다(물론 증가장갑이 붙은 곳 중심이겠지만).
특히 현재 러시아군의 전투패턴은 일단 공격지점을 포격으로 "평탄화"한 다음 전차의 화력지원을 받는 보병을 들이미는 식이다. 이런 상황이면 하다못해 T-62도 우습게 볼 것은 절대 아니다.
뭐가 됐든 결국 맨 마지막까지 구식이라도 전차 한대를 끌고 나올 수 있는 쪽이 아무것도 없는 것 보다는 낫다. 이는 어찌 보면 독소전쟁 당시에도 증명된 사실이다. 지금처럼 소모전이 심하면 T-62라도 마지막까지 끌고 나올 수 있는 쪽이 조금이라도 더 유리할 수 있다는 이야기다.
게다가 우리는 아직도 M48계열을 쓰고 있다. 러시아보고 뭐라고 할 처지가 아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