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62M (Wikipedia)
T-62M (Wikipedia)

 

우크라이나 국방부는 최근 “러시아가 치장된 T-62전차를 우크라이나에 투입시킬 준비를 하고 있다”는 발표를 했다. 이 전차들은 현재 재편성되어 우크라이나로 보내질 준비를 진행중인 예비 대대전술단을 장비하기 위해 재정비를 받고 있다는 것이 우크라이나 국방부측의 발표다.

어째서 구식인 T-62를 꺼냈을까. 우크라이나에서의 전차 손실이 심각하기 때문이다. 우크라이나에서 주력전차인 T-72/80/90은 물론 치장물자이던 T-64계열까지 다수가 파괴되면서 지금까지처럼 전차들을 투입하다가는 러시아군의 주력전차들이 고갈되는 사태가 빚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정확히 몇 대의 러시아 전차가 파괴되었는지는 알 수 없으니 시각적으로 확인된 것만 700대에 육박한다(Oryx 사이트 인용). 일부에서는 최근 1개월 사이에 손실된 러시아군 전차의 숫자가 10년간 아프가니스탄에서 소모된 소련 전차와 맞먹는다는 주장도 제기하고 있을 정도다.

따라서 러시아는 전차 소모가 심각한 우크라이나에 T-62를 배치, 기존의 주력전차를 보충할 전력으로 사용하려는 것 아니냐는 것인데, 우크라이나군 주력과 맞붙는 전선이면 T-62는 도저히 버틸 재간이 없지만 비교적 후방에서의 치안 유지등 2선급 전력으로 활용한다면 그나마 없는 것보다는 나을 수 있다.

러시아는 현재 약 2,500대의 T-62를 보유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이 중 900대가 ‘동원 예비’, 즉 비교적 신속하게 동원 가능한 상태로 치장된 상태라고 전해진다. 2018년에는 약 120대의 T-62를 재생해 시베리아에서 실시된 기동훈련에 참가시킨 뒤 훈련이 끝나자마자 곧바로 시리아로 보내 시리아 정부군의 손실을 보충하기도 했다. 또 2008년의 조지아 침공 당시에도 T-62가 러시아군에 의해 사용되기도 했다. 

2018년에 시리아에 투입된 T-62M (SNS)
2018년에 시리아에 투입된 T-62M (SNS)

 

즉 T-62를 러시아군이 재생해서 사용한 사례는 최근에도 생각보다 있다는 이야기다. 또 가장 먼저 재생되어 사용될 것도 나름 개량형일 T-62M(1983년에 개량된, 장갑과 사통장치가 일부 개선된 버전)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추측도 나오고 있다.

다만 T-62의 투입은 러시아 입장에서는 문제의 끝이 아니라 새로운 문제의 시작이 될 가능성이 농후하다. T-62를 위한 부품이나 탄약(특히 115mm포탄)의 공급이 원활할지도 의문이다. 즉 유지보수및 소모품 보급의 문제가 대두될 것이라는 이야기다. 여기에 방어력이 T-64나 T-72보다도 현저히 낮은 만큼, 우크라이나군의 대전차무기 공격에 더더욱 취약하다는 것도 큰 문제다. 아무리 후방에 배치된다 해도, 우크라이나군의 역습에 직면할 경우 제대로 버틸지는 의문이다.

하지만 어쨌든 이것도 러시아 입장에서 ‘없는 것 보다는 나은’것은 사실이다.

러시아는 현역 주력전차들 외에도 1만대 정도의 치장 전차를 보유중이며 여기에는 앞서 거론한 T-62외에도 T-55가 2,800대, T-64가 2,000대 포함되어 있다. 이처럼 치장물자의 숫자 자체는 정말 어마어마하지만, 과연 이 중 몇%나 비교적 짧은 기간에 동원 가능할지는 미지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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