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에서 드론의 역할은 절대적이지만, 그 역할과 운용에도 변화가 생겼다.
먼저 개전 초반에 공격 용도로도 적잖은 성과를 올렸던 TB-2 바이락타르. 하지만 현 시점에서 TB-2를 이용한 직접 공격은 거의 없다. 얼마 전에는 러시아가 점령한 스네이크 섬에 대해 여러 차례 공격을 했지만, 지금은 그것도 거의 없다. 최근에 스네이크 섬 인근에서 이뤄진 러시아 예인선에 대한 공격도 하푼이 했고 TB-2는 이를 관측하는 역할만 했다.
이렇게 된 가장 큰 이유는 전선이 고착화되면서 러시아의 방공 밀도가 높아졌기 때문이다. 가장 전투가 치열한 돈바스 일대에는 좁은 전선에 러시아군이 밀집해 있고, 자연히 지대공 미사일등의 방공수단도 모여있다. 따라서 TB-2정도의 표적은 격추당하기 쉬운 상황이다.
사실 개전 초반부터 3월 말 사이의 1단계 전쟁에서 TB-2가 성과를 올릴 수 있던 이유는 러시아군이 크게 분산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러시아군은 남부, 동부, 북부에 크게 분산되었고 특히 병력의 거의 절반이 모여있던 북부전선의 정도가 심했다. 그러다 보니 방공자산의 밀도도 낮았고, 또 이 지역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사이를 잇는 도로와 철도망이 부실하다 보니 러시아군의 연료와 탄약보급도 부실하게 되면서 자연스럽게 방공망의 대응도 부실해졌다. 덕분에 TB-2가 가동되지 못하는 러시아군 지대공 미사일을 파괴하는 일도 잦았다.
하지만 현재는 TB-2가 러시아군 표적에 공격이 가능할 정도로 접근하는 것은 거의 자살행위가 되었고, 그 때문에 TB-2는 타격임무를 거의 포기하고 비교적 안전한 공역에서의 정찰/관측 임무를 수행하는 정도에 그치고 있다. 이는 스네이크 섬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로, 러시아가 여기에 방공자산을 보강하기 시작하면서 TB-2의 타격임무가 크게 줄어들었다.
미국이 최근 우크라이나에 그레이 이글 드론을 지원하기로 한 것도 정작 우크라이나 현지에서의 반응은 이런 이유 때문에 뜨뜻미지근하다. TB-2도 격추가 두려워 임무에 아주 제약이 많아진 판에 그레이 이글이라고 얼마나 낫겠냐는 것이다.
하지만 드론이 무용지물이 된 것도 절대 아니다. 오히려 관측이나 정찰등에 드론의 역할은 더욱 절대적이 되고 있다. 특히 포병 대결로 치닫는 돈바스에서는 양쪽 모두 드론으로 표적을 찾고 포격을 유도하며 그 효과를 파악하고 있다. 특히 소모를 감당할 수 있는 소형 드론이 이런 역할에 매우 요긴하게 쓰이는 것 같다. 디지털 지도와 드론 실시간 관측이 맞물리면서 양측 모두 무유도 포탄으로도 기존보다 압도적으로 높은 포격 효과를 얻고 있다는 관측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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