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아... 세상에 국뽕이 가득해..."
흑표가 고무궤도라 노르웨이군이 극찬했다는 말도 안되는 주장(아래 관련기사 링크 참조)이 레드백의 고무궤도 때문이 아닐까 짐작했더니 역시나 사실이었다.
1년 전에 또 다른 모 국뽕채널에서 "한국이 새롭게 발표한 레드백의 고무궤도"라는 주장을 펼쳤던 것. 아무래도 이걸 보고 아아... 고무궤도는 자랑스런 대한민국의 혁신이구나 넘치는 국뽕에 익사할 것 같아... 상태가 된 분들이 많은 것 같다.
익사하는건 말리지 않겠는데, 익사하시기 전에 일단 꿈부터 깨시고요.
레드백에 고무궤도가 달린건 맞다.
해당 동영상이 고무궤도의 장점이라고 내놓은 것들도 대체로 거짓말은 아니다.
하지만 이게 우리나라가 처음으로, 독창적으로, 혁신적인 것으로 만든거냐? 그건 아니다!
이 궤도는 애당초 국산조차 아니다. 캐나다의 수시(Soucy) 디펜스라는 업체가 만든 것이고, 이미 레드백보다 한참 전에 CV90이나 M113등 제법 많은 해외 장갑차량들에 적용되고 있다. 한두해도 아니고, 이미 장갑차량용으로 해외에서 적용되기 시작한게 1988년부터의 일이다.
아니 캐나다에서 만들어서 오랫동안 이나라 저나라에서 쓰고 있는데 어떻게 "우리나라의 혁신적이고 창의적인" 물건이 된다는 거지? 30년도 넘게 만들어진 캐나다의 발명품이 졸지에 "대한민국의 혁신"으로 둔갑한 것이다.
애당초 '복합 고무궤도', 즉 고무궤도를 와이어등의 다른 구조물로 보강한 차량 궤도의 아이디어는 아주 오래전부터 있었다. 대표적인 사례가 2차 세계대전중 미국이 사용한 M3 하프트랙인데, M3가 나온 시점인 80년 전에도 이미 이게 새로운 것이 아니었다. 그 전신은 1920년대에 프랑스에서 아돌프 케그레세라는 엔지니어가 개발한 와이어 보강식의 고무 궤도이기 때문이다.
"한국만 할 수 있는 혁신"이 실은 백살 먹은 프랑스제였다는 사실... 이거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레드백이 우수한 차량인건 사실이고, 다들 그게 호주군에 선택되기를 바라는건 좋다. 하지만 허위사실급의 잘못된 정보까지 퍼트리면서 국뽕을 퍼트리는건 좀 너무한 것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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