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 동영상은 러시아의 VSS 빈토레즈 소음 저격총의 리뷰입니다. AK로 유명한 "AK가이" 브랜든 헤레라가 폴레나 택티컬과 조인해서 만들었네요.

VSS 빈토레즈는 사실 게임등을 통해 잘 알려진 만큼 색다른 총은 아닙니다만, 미국 내에 있는 합법품은 극히 드뭅니다. 이 총은 그 드문 물건 중 하나라네요. 합법적으로 들여와도 좋은 키트 상태(리시버등 일부 주요부품은 절단한 분해상태)로 들여온 뒤 합법적인 제조 자격을 가진 AK가이 본인이 기를 쓰고 되살렸다고 합니다. 물론 민수용이니 단발 only.

동영상을 보시면 아시겠지만, 이 총은 제법 조용합니다. 물론 실제로 들어보면 동영상에서 듣는 것 보다는 크게 들리겠지만 일반적인 총성에 비해 상당히 소리가 줄어든 것은 맞죠.

사실 이 총은 총 자체의 구조나 소음기의 구조가 주목할만한 특색은 아닙니다. 특히 소음기의 경우 "이걸로 되나?" 싶을 정도로 심플합니다.

동영상 캡춰. 소음기 내부가 정말 어처구니 없을 정도로 단순한걸 알 수 있다.
동영상 캡춰. 소음기 내부가 정말 어처구니 없을 정도로 단순한걸 알 수 있다.

사실 이 총이 1987년 등장 이래 지금까지도 꾸준히 애용되는 가장 큰 이유는 바로 탄입니다. 여기에 사용되는 9x39mm 탄약은 소음저격총이라는 장르를 위해 아예 따로 개발된 특수탄약이기 때문이죠.

기존에 러시아군이 사용하던 7.62x39mm탄약은 음속보다 빠른 초음속 탄약이기 때문에 소음기와의 궁합이 결코 좋지 못합니다. 그래서 음속보다 느리게 만든 서브소닉 탄이 개발됐지만, 이번에는 탄속이 떨어지자 운동에너지가 동반하락하는 문제가 생깁니다. 소총탄이라는건 원래 탄두의 중량이 아니라 속도를 가지고 운동에너지를 내는건데, 그 속도를 확 줄여버리면 당연히 운동에너지가 급감하죠. 그렇다고 탄두를 무겁게 하려고 해도, 7.62mm라는 작은 구경에서는 한계가 있습니다.

그래서 나온게 9x39mm 입니다.

9x39mm 규격 각종탄약들. (gunf.ru)
9x39mm 규격 각종탄약들. (gunf.ru)

7.62x39mm가 탄두중량이 보통 8~10g정도인 반면, 9x39mm는 순식간에 그 두배에 가까운 탄두중량(16~18g)이 나옵니다. 그런데 탄피는 기존 AK와 같은 사이즈(목만 늘렸음)입니다.

즉 비슷한 양의 화약으로 더 무거운 탄을 쏘니 당연히 탄속이 음속 아래로 떨어질 수 밖에요. (탄속 약 300~330m/s).

사실 9x39mm탄의 운동에너지 자체는 그리 신통한 편은 아닙니다. 탄종에 따라 다릅니다만 대체로 700~800J, 제일 강한 것도 964J로 7.62x39mm나 5.56x45mm의 기본 탄종들에 비하면 많이 약하죠. 솔직히 평균으로 따지면 얼추 절반?

이건 어쩔 수 없습니다. 탄속이 느려지면 아무래도 운동에너지 손실이 큽니다. 비슷한 컨셉으로 5.56mm를 7.62mm로 늘려 탄두를 무겁게 한 .300BLK탄도 서브소닉 버전의 운동에너지는 비슷하게 나오거든요. 하지만 이것도 5.56mm나 7.62x39mm 그 자체를 서브소닉화 한 것들에 비하면 양반입니다. 특히 5.56mm 서브소닉은 운동에너지가 9x19mm하고 비교하는게 빠를 정도로 낮게 나오는 만큼, 9x39mm의 운동에너지는 여전히 서브소닉이라는 범주 안에서는 만만찮습니다.

7.62x39mm. 탄두가 상당히 짧은 편이다.
7.62x39mm. 탄두가 상당히 짧은 편이다.
9x39mm의 탄두들. 탄두가 직경에 비해 꽤 긴 편이다. (gunf.ru)
9x39mm의 탄두들. 탄두가 직경에 비해 꽤 긴 편이다. (gunf.ru)

하지만 9x39mm를 운동에너지만 보고 대단치 않다고 치부할 수 만은 없습니다. 탄두 디자인이 이 약점을 어느 정도 커버하거든요.

위 사진을 보시면 아시겠지만, 7.62x39mm에 비해 9x39mm는 탄두의 직경 대비 길이가 상당히 긴 편입니다. 그리고 이 디자인 덕분인지 느린 총구초속에도 불구하고(거의 .45ACP급) 유효사거리는 AK와 비슷한 300~500m정도입니다. 운동에너지 자체로는 500m밖의 사람도 충분히 살상할 수 있는 수준이 나오죠.

물론 AK에 비하면 느린 탄속 때문에 상대적으로 탄도곡선이 좀 크게 나오는 편이지만, 그래도 서브소닉탄으로서는 상당히 선방하는 편입니다. 만약 300m정도 이내로 접근할 수 있다면, 이 총은 낮은 소음과 맞물려 아주 요긴한 저격무기로 쓰일 수 있습니다.

게다가 탄두중량이 높다보니, 속도는 느려도 관통력은 제법 나옵니다. 철갑탄인 SP-6탄이라면 500m밖에서도 2mm두께의 강판을 뚫고 100m에서는 8mm강판을 뚫는다고 하죠. 

물론 종합적으로 볼 때, 굳이 서방측에 속한 국가들이 .300BLK같은 다른 솔루션 때려치고 이걸 선택해야 할 이유는 크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9x39mm가 보기보다 요긴한 물건임은 사실이고, 앞으로도 당분간 러시아 및 그 영향권 안에 있는 국가들에서 애용될 것은 분명해 보입니다. 

반동은... 뭐 쏴본적은 없으니 모르겠는데, 저 동영상에서 보여지는 모습으로 보나 들어본걸로 보나 그렇게 심한 편은 아닌 듯 하네요. 대략 7.62x39mm하고 비교될 급?

누가 알겠습니까. 북한 특작부대에도 이거 있을지....

(Wikipedia)
(Wikipedia)

참고로 이 총에는 '형제'가 있어서 좀 헷갈려 하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VSS빈토레즈는 위 사진의 위쪽에 있는 저격총이고, 사실상 같은 총이지만 개머리판을 접절식으로 바꾼게 AS 발(Val)입니다. 심지어 둘 다 연발 사격도 됩니다.

사실 러시아군에서는 나름 구식이라고 볼 수 있는 총이고 후계라 할 총들도 몇가지 나왔지만, 그래도 여전히 다수가 러시아군 내부에서 운용중입니다. 앞으로도 한동안은 러시아군과 함께 뛸 물건인데, 최근 수년간 우크라이나 동부에서도 사용된 경우가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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