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25일, 대한항공은 공군의 F-4E 팬텀 창정비 최종 기체를 출고했다. 지금까지 35년간 437대의 팬텀을 창정비했다고 밝혔는데, 1969년에 처음 국내에 F-4D가 도입된 이래 팬텀은 53년간 공군에서 현역으로 운용중인 상황이다.

물론 현재 운용중인 팬텀은 F-4E형으로 1960년대에 만든 것은 아니고 1970년대 후반~1980년대 초반 사이에 도입된 분량이지만, 그래도 40년을 훌쩍 넘은 것은 사실이다.

이번에 팬텀의 창정비 최종 기체가 출고되었다는 것은 창정비를 더 이상 안 한다는, 즉 앞으로 팬텀은 퇴역이 머지 않았다는 이야기다. 현재 퇴역 예정은 2024년으로, 이번 최종 출고기체도 4년 뒤에는 퇴역할 것이라는 이야기다.

참고로 이번에 공개된 기체는 79년에 출고되어 1980년에 우리 공군에 인도된 80-740번 기체(미 공군 번호로는 78-740)로, 마지막으로 생산된 18대의 팬텀들 중 하나인 5053번째 팬텀이다(마지막 생산기체 18대 모두 우리 공군에 인도). 

사실 이번 출고식은 기념할만한 일이지만 동시에 우리 공군의 그늘을 보여주는 것이기도 하다. 그 동안의 노후기종 대체 정책이 분명하게 실패했다는 너무나 생생한 증거이기 때문이다.

현 시점에서 우리나라를 빼면 팬텀을 운용하는 국가는 셋이다. 터키, 그리스, 그리고 이란이다. 이렇게 보면 뭐가 문제인가 싶지만, 터키와 그리스 모두 대대적인 현대화를 한번 거친 개량형이다. 두 나라 모두 레이더및 항전장비를 4세대 전투기에 근접하는 수준으로 현대화하고 암람을 통합하는 등으로 성능향상을 이뤘다. 반면 우리나라는 이런 현대화를 거치지 않은 상태다. 우리나라처럼 현대화가 안 된 상태로 운용중인 나라는 이란뿐이지만, 이란은 현대화를 '안 한'게 아니라 국제사회의 제재로 인해 '못 한' 것이며 팬텀을 지금까지 운용하는 이유도 제재로 인해 대체기종을 도입하기 어려워서 그렇다. 

F-35A를 사들일 정도의 능력이 있는 나라이면서도 생산된지 43년이나 된 노후 전투기를 현대화의 타이밍도 놓친 채 2020년대까지 계속 쓰는 이 어처구니 없는 상황에 대해 공군과 국방부등 관계 기관은 어떻게 생각하는지 궁금할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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