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유튜브에서 발견한 한 동영상입니다. 역사속의 소총들을 직접 비교해보는 영상이네요.

비교 방법은 간단합니다. 탄입대에서 탄 꺼내는 것까지 포함, 5발을 장전해서 얼마나 빨리, 얼마나 정확히 쏘느냐입니다. 표적까지의 거리는 정확히는 알 수 없지만 아무리 멀리 잡아도 100m는 안 넘겠네요. 한 50m?

비교 대상 총기는 단발/볼트액션/스트레이트 풀 볼트액션/반자동의 네 가지. 그러면 결과가 어떻게 나오나 한번 보죠. 동시에 각 총기, 특히 옛 총기들이 어떻게 장전되고 조작되는지 보는 재미도 있습니다.

먼저 단발입니다. 스프링필드 트랩도어, 1884년형. 

5발을 쏴서 4발을 맞췄고 거의 43초가 소모됐습니다.

아무래도 원래 전장식이던 것을 후장식으로 개조한 액션이다 보니 조금 느린 측면은 있지만, 그래도 전장식 소총보다야 훨씬 빠르죠. 어느 자세에서도 장전 가능한거야 말할 필요도 없고.

그 다음은 1878년형 레밍턴 롤링 블록.

레밍턴 롤링 블록은 처음부터 후장식으로 개발된 총기다 보니 재장전 속도가 상대적으로 빠릅니다. 탄피 제거가 스프링필드 트랩도어보다 좀 불편해 보이는데도 불구하고 5발 전탄 명중, 시간도 38.5초로 제법 빠르네요.

이 총은 신미양요 당시 미군이 썼습니다. 38.5초면 조선군이 사용하던 화승총은 한 발 쏘고 두 발째 재장전이 아직 안 끝났을 가능성이 높은 수준. 이래서야 어디 대결이 되겠습니까....

그러면 볼트액션으로 갑니다. 1895년형 마우저 소총. 칠레군이 쓰던 총입니다. 구경 7mm.

 

5발 중 4발 명중. 시간은 16.42초. 순식간에 단발보다 절반 이하로 속도 증가.

비록 수동이라지만 단발과 연발의 차이가 얼마나 나는지 보여줍니다. 대부분 1870년대에 단발 소총을 막 갖춘 유럽 열강들이 불과 10여년도 안되어 멀쩡한 단발총들을 버리고 볼트액션으로 갈아타는게 다 이유가 있죠. 볼트액션 상대로 단발은 게임이 안되는겁니다.

그 다음은 리엔필드. No.1 Mk.5, 일명 '정글 카빈'입니다.

리엔필드의 속도는 15.2초에 전탄(5발) 명중. 리엔필드가 빠르다지만 속도 차이는 1초를 약간 넘는 수준이네요. 물론 사수의 숙련도등 다른 요소도 있겠습니다만, 발사속도가 마우저와 결정적 차이를 줄 정도는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아니 왜 탄창을 안 바꾸고 클립으로... 하시는 분들도 계시겠지만, 실전에서는 탄창을 바꾸는게 아니라 이렇게 클립을 썼습니다.

그 다음은 볼트액션계의 오메가? 롤렉스? 하여간 스위스 명총입니다.

슈미트-루빈 1911. 스트레이트 풀 방식이죠. 장전손잡이를 들어올리는게 아니라 그냥 앞뒤로만 움직입니다.

5발 중 4발 명중. 13.07초.

분명 빠르기는 한데, 그렇다고 어마어마하게 빠르지는 않습니다. 게다가 이 속도는 작동방식의 차이 못잖게 스위스제 다운 부드러운 작동도 원인이 되지 않았을까 합니다. 하여간 스위스 명품이라는 것도 감안해야 할 듯.

그 다음 타자(?)는 또 다른 스트레이트 풀 방식입니다. 오스트리아의 만리허 M1895.

오스트리아-헝가리군의 1차 대전 주력이던 이 총. 5발 다 맞아주기는 했으나 시간은 21.19초.

단발보다야 빠릅니다만 볼트액션 전체 통털어서 참 신통찮습니다(....).

원인은 사용탄. 탄이 구형인 림드 탄피 방식이라 송탄도 급탄도 배출도 뭔가 부드럽지가 않네요. 이론적으로는 클립에 탄이 묶인 상태 그대로 클립채 넣는 방식(개런드하고 같은)이라 마우저의 벗겨내기식 클립보다 재장전이 빨라야 하는데, 보시다시피 전혀 그렇지 못합니다. 이 방식이 볼트액션계에서 널리 퍼지지 않은데 다 이유가 있습니다.

그 다음은 반자동. 과거의 반자동중 가장 유명한건 역시 M1개런드죠.

반자동이라고 하지만 조준사격을 하다 보면 속도가 뭐 어마어마하게 빠르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5발을 쏘는데 11.69초, 그러면서 전탄명중. 스위스의 명품도 한 발 빗맞고 이보다 약간 느렸던걸 생각하면 반자동이 주는 우위가 있죠.

게다가 이건 8연발입니다. 대부분의 다른 볼트액션이 5연발인걸 감안하면 화력의 비교우위가 있는게 맞죠.

그러나 반자동이라고 다 능사는 아닙니다. 다음 선수는 이집트의 하킴 반자동 소총.

스웨덴의 융만 Ag42b 소총을 1950년대에 면허생산하면서 현지에 주로 쓰이던 7.92x57mm(마우저탄)용으로 재설계한 총입니다. 나중에 AK로 교체되면서 상당수가 미국에 수출되어 싼 맛에 그럭저럭 팔린 바 있죠.

5발 중 3발 명중(...). 시간은 19.29초(.......).

해냈습니다. 반자동이 볼트액션한테 졌어요. 참 이러기도 힘들텐데.

물론 이 시간의 상당부분은 애매한 방식의 장전작업으로 잡아먹은건데, 이것도 탄창 바꾸면 되지 않느냐 하시겠지만 기본 장전은 클립입니다. 물론 10연발이니 열발 쏘는걸로 비교하면 볼트액션보다야 빠르겠지만, 반자동 체면이 참....

참고로 이 총은 후반에 보시면 아시겠지만 정말 장전하고 쏘는게 고난의 행군입니다. 기록에 포함시킨 세션은 그나마 양반이었다는거죠. 사수도 아예 대놓고 이건 Ttong이라고 선언할 정도.

하여간 다양한 소총의 비교를 보면 작동방식의 발전이 화력에 어떻게 영향을 줬는지 이해하기 쉽습니다. 현대의 AR이나 AK까지 끼워서 비교하면 재미있었겠지만, 하여간 이쯤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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