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니엘 크레이그의 장엄한 퇴장을 목도하라

[007 노 타임 투 다이] IMAX 포스터.

9월 29일, 전 세계 최초로 국내에서 공개된 [007 노 타임 투 다이]의 기자 시사회를 향해 발길을 옮긴 본 기자.

[007 노 타임 투 다이]는 다니엘 크레이그가 6대 제임스 본드 역을 연기하는 마지막 작품인데다가, 전작인 [스펙터]와 이어지는 스토리는 기대감 속에 이 날을 기다리게 만들었다.

제임스 본드하면 '본드 카'. 그 중에서도 [스카이 폴]에서 박살났던 애스턴 마틴 DB5가 미니 건을 갈기며 화려하게 부활한다. 본드 카로 가장 유명한 차이며, 티모시 달튼이 몰던 애스턴 마틴 V8도 런던 장면에서 등장한다.
제임스 본드하면 '본드 카'. 그 중에서도 [스카이 폴]에서 박살났던 애스턴 마틴 DB5가 미니 건을 갈기며 화려하게 부활한다. 본드 카로 가장 유명한 차이며, 티모시 달튼이 몰던 애스턴 마틴 V8도 런던 장면에서 등장한다.

그가 스턴트 연기도 마다하지 않고 적극적으로 임해온 제임스 본드 연기는 식상하는 기미가 보이던 캐릭터나 프랜차이즈 자체를 부활시킨 거나 다름 없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제임스 본드의 연인이었으나 의심 속에 헤어진 마들렌. 다시 만난 자리에서조차 새로운 음모가 꿈틀거린다.
제임스 본드의 연인이었던 마들렌. 다시 만난 자리에서조차 새로운 음모가 꿈틀거린다.

비슷한 시기에 등장한 '제이슨 본' 시리즈의 완전히 격이 다른 온 몸으로 치고받는 액션 장면에 관객들은 환호했고 박수를 보냈으며, 여자 꽁무니나 쫓아 다니고 점점 황당해지는 스토리나 이상한 비밀 무기를 휘둘러대는 007은 이제 화려했던 냉전 시대의 향수나 읇조리는 라떼는 KGB하고... 뒷방 노인네처럼 비쳐졌던 것.

007을 상징하는 총인 발터 PPK는 이번에도 여전하게 활약한다. 오프닝에서 PPK를 그래픽으로 재현한 부분은 시각적인 쾌감을 준다.
007을 상징하는 총인 발터 PPK는 이번에도 여전하게 활약한다. 오프닝에서 PPK를 그래픽으로 재현한 부분은 시각적인 쾌감을 준다.

그렇게 프랜차이즈가 흔들리고 있던 2006년, 다니엘 크레이그의 제임스 본드는 [카지노 로얄]에서 첫 등장하여 수트를 입고 몸을 많이 안 쓰면서 우아하게(?) 격투를 벌이던 007의 이미지를 깨고 육, 해, 공 모든 곳으로 몸을 날려 '새 시대의 본드'가 등장했음을 포효하듯이 알렸다.

쿠바 현지의 접선책인 CIA 요원 팔로마. 막 3주 훈련 끝마쳤다는 어리버리한 신입 요원 같았는데, MP7 탄창 확실하게 갈며 자동 사격을 하시는 무서운 분이었다.
쿠바 현지의 접선책인 CIA 요원 팔로마. 막 3주 훈련 끝마쳤다는 어리버리한 신입 요원 같았는데, MP7 탄창 확실하게 갈며 자동 사격을 하시는 무서운 분이었다.

기자 시사회에서 두 눈으로 직접 확인한 [007 노 타임 투 다이]는 전작인 [스펙터]가 크리스토프 발츠라는 악역 연기로 스타가 된 기라성같은 배우를 썼음에도 아쉽다는 생각이 가시질 않았는데, 그것은 결국 이 [007 노 타임 투 다이]를 위한 빌드 업이었다는 것을 느끼게 했다.

[보헤미안 랩소디]로 일약 스타 덤에 오른 라미 말렉이 본드의 새로운 적 사핀으로 등장한다. 악 그 자체와도 같은 '스펙터' 조차 제거 대상쯤으로 여기는 그의 음모는 역대급이었다.
[보헤미안 랩소디]로 일약 스타 덤에 오른 라미 말렉이 본드의 새로운 적 사핀으로 등장한다. 악 그 자체와도 같은 '스펙터' 조차 제거 대상쯤으로 여기는 그의 음모는 역대급이었다.

스포일러를 피하며 소개하자면 시리즈를 통틀어 제임스 본드 최대의 숙적인 에른스트 스타브로 블로펠트의 전작에서의 등장은 이번 편의 주요 연결 고리로 작용하며, 본드조차 모르는 사이에 말려들게 하는 음모의 한 단편이 된다.

스펙터의 수장 블로펠트. 그와 본드를 다시 만나게 한 것도 치밀한 계획의 톱니바퀴에 지나지 않았다.
스펙터의 전 수장 블로펠트. 본드의 형이지만 수감자 신세가 되어 처량해진 그와 본드를 다시 만나게 한 것도 치밀한 계획의 톱니바퀴에 지나지 않았다.

이번 [007 노 타임 투 다이]의 전편에 흐르는 느낌은 1960년대 말에서 1970년대 초기에 이르는 007 황금기의 분위기를 21세기에 되살리면서 시대에 적응해 가는 007의 모습을 구현해 냈다는 것.

[존 윅]이 연상될 정도의 격렬한 근접 전투 신에, M4A1 카빈을 든 007의 택티컬한 움직임은 시대의 흐름을 또 한번 타고 흐르려는 변신의 노력임에 다름 아니다.

특히 많은 밀리터리 매니아나 액션 영화 팬들이 항상 답답해 하며 영화 속에서 보고싶어 하던 바로 그 장면, '적의 시체를 뒤져 무기나 탄창을 챙기는' 모습이 두번 정도 나오는 걸 보자, 편안~ 택티컬 액션 담당자에게 칭찬의 편지라도 쓰고 싶을 지경이었다.

MI6의 새로운 더블 오 요원과 적의 본거지에 잠입한 본드. 까마득한 후배인 셈인데, 영구 결번인줄 알았던 등 번호가...
MI6의 새로운 더블 오 요원 노미와 적의 본거지에 잠입한 본드. 까마득한 후배인 셈인데, 영구 결번인줄 알았던 등 번호가...

클라이막스로 고조되어 가는 치열한 전투 속에서 시 바이퍼 미사일이 영국 해군 45형 구축함의 VLS를 치솟아 오를때, 임무를 위해 방아쇠를 당기던 제임스 본드의 눈에 스쳐 지나간 것은 무엇이었을까.

M4A1 카빈에 EOTec 광학 조준경을 달고 택티컬 사격을 보여주는 본드의 움직임이 오래 기억에 남을 것이다.
M4A1 카빈에 EOTec 광학 조준경을 달고 택티컬 사격을 보여주는 본드의 움직임이 오래 기억에 남을 것이다.

수많은 사람들의 평범한 일상을 위해 그 자신은 꿈꾸기만 했지 결코 이룰 수 없었던 가족들과의 행복한 순간이었으리라 믿으며 다니엘 크레이그의 007에게 작별 인사를 보낸다.

[007 노 타임 투 다이]의 메인 예고편.

제임스 본드의 모든 것을 함축했다.

다니엘 크레이그의 제임스 본드에게 바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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