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 팔찌 때문에 쓸려 나가는 조직

[노바디]의 메인 포스터.
[노바디]의 메인 포스터.

평범한 가장으로 매일매일 직장에 다니며 따분한 일상을 보내고 있는 허치 맨셀.

아들은 다 컸다고 말도 안 듣고, 맞벌이인 아내 역시 바빠서 눈길도 못 주지만, 그나마 그를 잘 따르는 막내 딸만이 허치에겐 위안이 된다. 옛 성현이 그랬다. 딸이 최고라고

그저 조용히 살려는 그의 집에 어느 날 밤 강도가 들게되고, 아들이 어설프게 상대하다가 다행히 가족들이 다치지는 않았지만, 아들과 이웃에게 무시를 당하게 된다. 내 서러워서 진짜...

그저 조용히 살고 싶었을 뿐인데...
그저 조용히 살고 싶었을 뿐인데...

그나마 조용히 넘어 가려는데, 강도들이 푼돈을 쓸어가며 딸이 아끼는 '고양이 팔찌'도 같이 가져간 걸 알게되자 무작정 거리로 나서는 허치. 그냥 한 놈만 걸려라

몇 달 전에 예고편이 돌 때부터 기대를 하게 하더니 미국 박스 오피스 1위까지 거머쥔 액션 영화가 바로 [노바디]다.

허치가 누군지 모르고 버스 안에서 소란을 피우던 깡패들. 그중에 러시아 마피아의 막내 동생이 있었다.
허치가 누군지 모르고 버스 안에서 소란을 피우던 깡패들. 그중에 러시아 마피아의 막내 동생이 있었다.

'군대 감찰관'이라는 위장 명칭으로 극히 일부의 사람만 아는 무시무시한 과거를 숨긴 채 사회에서 평범히 살아 보려던 중년의 아재가 우연한 기회에 그 분노를 폭발시키게 되고, 그 앞에 남아나는 것이 없었다...

미국 영화임에도 AR 계열 보다 사진의 SG552나 MP7 같은 유럽제 총기가 꽤 보인다.
미국 영화임에도 AR-15 계열 보다 사진의 SG552나 MP7 같은 유럽제 총기가 꽤 보인다. 러시아 마피아들이 주로 쓰는데, 해외에서 온 조직이라는 점을 강조하기 위해서가 아닌가 싶다(그럼 아예 AK를 드는게...)

[존 윅]의 각본가 데릭 콜스타드가 각본을 맡고 [데드풀 2]의 감독이었던 데이빗 레이치가 제작자로 합류해서 사소한 것 때문에 점점 일이 커지는 [존 윅]적인 스토리 전개를 이어가며, 액션의 디테일을 살리는 것도 이런 영향이 있는듯.

빼앗은 MP7으로 마피아 조직원들을 선도한 허치. 선도에 너무 감명을 받았는지 말도 못하게 된다...
빼앗은 MP7으로 마피아 조직원들을 선도한 허치. 선도에 너무 감명을 받았는지 말도 못하게 된다...

딸의 고양이 팔찌 찾기는 결국 미국내 러시아 마피아를 건드리는 사태까지 가게되고, 허치는 집을 습격한 마피아 조직원들을 하나씩 나쁜 일을 못하게 계도하게 된다. 나쁜 일은 안하게 되지만 숨도 못쉬게 되는 것은...

마피아가 쳐들어 오자 가족들을 지하실에 숨기며 허치는 딱 한마디를 한다. "911에 전화하지 마." 그렇다. 부를 필요가 전혀 없었다.
마피아가 쳐들어 오자 가족들을 지하실에 숨기며 허치는 딱 한마디를 한다. "911에 전화하지 마." 그렇다. 부를 필요가 전혀 없었다.

영화의 주인공부터도 액션 영화와는 전혀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배우를 써서 보는 내내 허를 찌르는 느낌인데, 주연인 밥 오덴커크는 원래 미국 SNL 작가 출신에 쭉 코믹한 연기를 해온 유머러스한 인물이기 때문.

한국의 영화 팬들에게 얼굴을 각인시킨 것도 드라마 [브레이킹 배드]에서 주인공 화이트를 돕는 능글맞은 동네 변호사 사울 역을 하면서 부터.

러시아 마피아를 자극하는 커다란 한 방.
러시아 마피아를 자극하는 커다란 한 방.

이 역이 너무 인기가 있어서 스핀 오프 드라마인 [베터 콜 사울]에 지금까지도 출연하고 있을 정도다.

그런 밥 오덴커크는 이 영화에서는 따분한 일상에 우울해 하면서도 폭력 본능을 쏟아낼 기회가 오자 사양않고 모두를 박살내 보이는 연기를 펼쳐서 역시 외모와 정반대의 고정관념을 멋지게 날리는 카타르시스를 안겨준다.

그는 이 영화의 출연을 염두에 두고 2년이나 운동을 하며 은근히 준비를 해왔다고 하는데, 그러다가 못 뽑혔으면 어쩔 그 노력이 제대로 영상속에 녹아있다.

부하들을 몽땅 이끌고 허치와 마지막 대결을 벌이러 온 러시아 마피아 보스. 굉장히 독창적인 방법으로 최후를...
부하들을 몽땅 이끌고 허치와 마지막 대결을 벌이러 온 러시아 마피아 보스. 굉장히 독창적인 방법으로 최후를...

감독인 일리야 나이슐러 감독은 전작인 [하드코어 헨리]에서 세계 최초의 1인칭 액션이라는 독특한 세계관을 보여준 신예 감독.

사실 [하드코어 헨리]는 게임을 보는듯한 아이디어는 신선했지만 긴 영화로 즐기기에는 애매한 점이 있었는데, 그는 그런 독특한 액션 해석 능력과 카메라 워크를 이 노바디에서 제대로 증폭시켜 스크린에서 터뜨렸다.

허치는 항상 적의 총기를 빼앗아 쓰는 것을 좋아한다. 가이사의 것은 가이사에게...
허치는 항상 적의 총기를 빼앗아 쓰는 것을 좋아한다. 가이사의 것은 가이사에게...

앞으로의 연출작이 기대되는 감독으로 [노바디 2]가 나온다면 역시 그에게 맡겨야 하지 않을까 싶을 정도다.

비슷비슷한 액션 영화가 난무하는 요즘 영화계에서 오랜만에 물건이 하나 나왔다고 추천할만한 액션 다이나마이트 되시겠다.

[노바디] 메인 예고편. 전체적인 극의 느낌을 알 수 있다.

 

[노바디] 리뷰 예고편. 해외나 국내에서 호평 일색이다.

 

히데부?! [노바디] 액션 예고편. 그저 쳐맞고 터져 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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