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의 장막을 가로지른 대 첩보전

[더 스파이] 한국판 포스터
[더 스파이] 한국판 포스터

감독: 도미닉 쿡

출연: 베네딕트 컴버배치, 메랍 니니트쩨, 레이첼 브로스나한, 제시 버클리

4월 28일 개봉

 

얼마 전에 재개봉한 [팅커, 테일러, 스파이]에 이어 냉전기의 기상천외한 첩보전을 정밀하게 스크린에 옮긴 영화가 국내에 공개된다.

1960년, 평범한 영국인 사업가로 업무 때문에 유럽이나 동구권 출장이 잦은 그레빌 윈(베네딕트 컴버배치 분).

미국 CIA와 영국 MI6의 공작 참가 제의를 받은 그레빌 윈. CIA의 작전 담당자 에밀리 도노반은 필드 요원을 해도 좋을 정도의 미인이다.
미국 CIA와 영국 MI6의 공작 참가 제의를 받은 그레빌 윈. CIA의 작전 담당자 에밀리 도노반은 필드 요원을 해도 좋을 정도의 미인이다.

미국 CIA와 영국 MI6는 그런 눈에 띄지 않는 사업가 신분의 윈이 소련에 들어가서 현지 스파이의 첩보 자료를 가져오는데 최적이라고 점찍고 포섭에 들어간다.

고민 끝에 사업에 도움도 될겸 뭐야 돈으로 줘요 제의를 수락한 윈은 크레믈린 '이너 서클' 멤버이자 평소에는 상무성 관리로 신분을 위장한 GRU(소련군 정보국) 장교인 올레크를 접촉선으로 연결 받는다.

도청이나 추적을 피해 모스크바 거리에서 올레크와 접선하는 윈.
도청이나 추적을 피해 모스크바 거리에서 올레크와 접선하는 윈.

평생을 기밀 정보와 살아온 베테랑 고인 물 올레크가 빼내와 첩보전이 뭔지도 모르는 첩린이 윈이 아슬아슬하게 숨겨서 가져오는 문서의 복사본, 촬영 필름 같은 첩보는 검증 과정에서 무시무시한 가치를 가진 '진짜 정보' 임이 확인된다.

이에 작전 팀은 대규모로 확대되고 윈의 소련 행도 잦아지게 되는데, 그의 아내인 쉴라(제시 버클리 분)는 전에 바람을 피우다 들킨 적이 있는 윈이 또 소련에 가서 외도를 하는게 아닌가 싶어서 너어는 진짜 의심을 하는 통에 가정의 평화에는 크게 금이 가 버린다.

그러는 와중에 윈은 함께 사선을 넘는 올레크에게 인간적인 호감을 느끼게 되고, 점점 중요도를 더해가는 작전에는 일말의 불안한 그림자가 드리우게 된다.

이 모스크바를 떠나는 여객기에 타는 순간까지 안심할 수 없다.

[팅커, 테일러, 스파이]에서 영국 정보부인 MI6 내부 조사를 돕는 주요 배역으로 참가했던 베네딕트 컴버배치가 이 영화에서는 주연인 사업가이자 스파이 작전의 조력자로 등장해 열연을 펼친다.

국내 제목은 관객들이 알기쉽게 [더 스파이]로 변경되었지만, 원제인 [The Courier]에는 배달부, 운반책, 전문적인 여행 등의 의미가 있어서 영화의 내용을 더 잘 내포하고 있다.

크레믈린 내부의 진짜 스파이인 올레크. 그는 흐루시초프의 무모함이 제3차 세계 대전을 불러올 것이라 판단하고 이를 막기위해 서방에 협조를 자처한다.
크레믈린 내부의 진짜 스파이인 올레크. 그는 흐루쇼프의 무모함이 제3차 세계 대전을 불러올 것이라 판단하고 이를 막기위해 서방에 협조를 자처한다.

윈은 처음에는 그저 사업 경비나 벌어 볼 목적으로 단순 배달부로 살짝 발을 담근 첩보전의 세계였지만, 나중에는 올레크를 구하기 위해 온갖 위험을 무릅쓰는 적극적인 모습으로 변모하는 것이 흥미롭다.

CIA 작전 담당관 에밀리 도노반. 협력하던 KGB 장교 스파이가 발각돼 처형되면서 입지가 애매한 와중에 새로운 작전을 추진하게 된다.
CIA 작전 담당관 에밀리 도노반. 협력하던 KGB 장교 스파이가 발각돼 처형되면서 입지가 애매한 와중에 새로운 작전을 추진하게 된다.

CIA 작전 담당관 에밀리 도노반역에는 레이첼 브로스나한이 출연해 윈을 믿으며 마지막까지 지원해 주는 모습을 보이는데, 나중에는 모두를 돕기 위해 담당관임에도 필드 요원까지 자처하는 모습이 은근히 감동을 준다.

쉴라 윈역의 제시 버클리는 HBO 드라마 [체르노빌]에서 몰입도 높은 연기를 보여준 바 있다.
쉴라 윈역의 제시 버클리는 HBO 드라마 [체르노빌]에서 몰입도 높은 연기를 보여준 바 있다.

그레빌 윈의 아내인 쉴라 윈 역으로 나와서 가정을 지키려 애쓰는 연기를 보이는 제시 버클리는 HBO 드라마 [체르노빌]에서 좋은 연기로 눈도장을 찍은 바 있다. 

가장 먼저 현장에 출동해 고준위 방사능 피폭을 당해서 피부가 재생이 되지 않고 녹아 내려가는 소방관 바실리 이그나텐코 옆에서 끝까지 그를 포기하지 않는 아내인 류드밀라 이그나텐코역으로 심금을 울리는 연기를 선보인 바 있다.

프로펠러식 아에로 플로트사 여객기 안에서 긴장하는 윈. 이런 시대적인 공기를 세밀하게 재현한 점이 극에 무게를 더해준다.
프로펠러 여객기 안에서 긴장하는 윈. 이런 시대적인 공기를 세밀하게 재현한 점이 극에 무게감을 준다.

무엇보다도 이 영화와도 같은 이야기가 실제로 벌어진 사건을 바탕으로 했다는 것이 '현실은 허구를 뛰어 넘는다'는 말을 다시금 떠올리게 한다.

1960년대 냉전기의 사회와 분위기도 철저한 고증과 함께 재현되어 완성도를 끌어올린 멋진 스파이 영화를 극장에서 보도록 추천해 본다.

[더 스파이] 국내 예고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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